#10 16년 차 직업군인, 좌충우돌 퇴사기

모든 것은 행동했을 때 그 의미를 갖는다

by 노마드작가K

" 넌 뭐든 잘할 거야"


내가 가장 많이 듣던 말이다. 당차 보이고 뭐든 잘할 것 같던 나도 퇴사를 하면 뭐 해 먹고살아야 할까 고민을 했다. 솔직히 말이 쉽지 16년간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한 게 그거밖에 없는데 밖에 나가는 게 쉬울까?



전역지원서를 내자 한켠에선 '후회할텐데'라는 염려와 비웃음도 있었고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용감하다고 했다. 또 그렇게 당차게 나갈수 있음을 부러워도 했다. 마음 한편에 선 경제적인 이유와 그동안 이루려고 노력했던 것들에 대한 '보상과 진급에 대한 욕심'으로 머물고 싶은 것도 사실이었다.


"언제부터 퇴사를 생각하셨어요?. 퇴사준비를 잘하셨나 봐요"


나는 내 고민을 말하거나 솔루션을 제공할만한 사람이 전혀 없었다. 친구들은 군인인 내 생활을 이해 못 했고 직장에 있는 사람들은 ' 연금 받고 나가라는' 뻔한 답을 줄 것이다. 모든 것은 언제나 그랬듯 나만 결정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혼자 준비하고 혼자 고민하고 혼자 실행했다.



가장 잘한 것이자 남들과 달랐던 것은 월급 없이 살아보는 생활을 3년 정도 미리 해 본 것이다. 일종의 사회에 나가기 전 테스트다. 월급 없이 내가 생각한 부수입만으로 사는 일종의 테스트를 해보았던 것이다. 꼬박꼬박 월급 받던 사람이 겸직이 금지되어 있던 직장에서 이런 테스트를 해보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당시 실행에 옮기기에 망설였던 것들,


*가장 고민하게 했던 문제들

1. 경제적인 문제 < 월급과 연금>

2. 이제까지 쌓아온 커리어에 대한 아까움.



심플했다. 당시 한 달 월급에 수당을 합치면 수입이 700~800만 원을 왔다 갔다 했으니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이제까지 해온게 아깝다."

"선배, 솔직히 월급이 좀 많잖아. 연금은 진짜 아깝다"

"뭐 하지 말고 그냥 숨만 쉬어 20년 채워. 연금받고 나와서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면 되잖아"


내가 군에 나가 이렇게 많은 급여를 벌 수 있을까? 그것도 군인이 아닌 새로운 일로 이러한 수입과 대우를 받을 수 있겠냐도 고민스러웠고 그 전역 시기를 굳이 '지금' 결정해야 하느냐도 고민스러웠다. 직업군인으로 20년을 근무하면 다음 달부터 매달 약 200만 원의 연금이 죽을 때까지 나온다. 일종의 마음대로 이동하지 못하고 청춘 바쳐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이자 최대의 특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최소 20년은 채우고 나온다. 그런 연금을 포기한다는 건 정말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이때 도움이 되었던 것은, 지금 실행하지 않으면 잃을 것들에 대한 목록을 작성하고 나서야 마음을 정할 수 있었다. 지금 아니면 다음 계급을 위해 또다시 미친 듯 질주를 할 것을 알게 되었고 또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나는 모든 것을 잘 기록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이 기록의 힘은 시간이 지날수록 복리의 힘을 남긴다.



이상하게도 끝까지 내 발목을 잡았던 '이제까지 쌓아온 것에 대한 아련함'은 실행에 옮기니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놓아졌다.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이나 새로운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막연하기도 하고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말이 새로운 도전이지 장소와 사람을 바꿔가며 내 일을 바꾼다는 것은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어도 쉽지 않다.


나는 퇴사 전까지 외국에서 말하는 일종의 ' GAP YEAR'라는 인생에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크게는 약 3년을 가져보았다. 나에겐 큰 힘이 된 시간이다. 인생을 살아오며 ' 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진지하게 우리는 얼마나 가졌을것 같은가? 1년? 1달? 몇시간? 청소년기 잠깐 외에는 거의 갖지 않은 사람이 태반이다. 이 시간이 없거나 짧으니 내가 한 선택에 확신이 없고 '~할걸'을 외치며 ' 이건 내가 원한 직장이 아닌데, 이건 내가 진짜 원한게 아니였는데'를 외친다. 나를 더잘알기 위해 들었던 각종 강의,참여했던 프로젝트, 자기계발등에 쓴 비용만해서 1억이 넘어간다.



퇴사를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길다. 내적 갈등과 현실에 대한 매번 달라지는 나의 감정들을 수용해야 한다.


' 뭐 지금 이대로 몇십 년을 살았으니 좀만 더하지'

' 아니야 지금 실행해야지. 시간이 금이다'

'좀 더 준비를 하고 나오자'

'이제까지 한 것이 아까운데 진급은 보고 결정하자'


이런 내가 ' 남의 시선'에서 ' 나의 시선'으로 삶의 주도권을 가져오자 어렵고 복잡했던 것들이 정리가 되었다.


일례로, 내가 빠르게 밖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찾아보았다. 나의 그간 학습 패턴과 일을 처리하는 것을 보면 빠르게 행동에 옮겨 수정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멘땅에 헤딩하는 것도 신중해서 행동에 못 옮기는 사람과 달리 실패, 실수도 많다. 실패, 실수를 할 땐 나도 사람인지라 매우 뼈저리게 아프다.



하지만 거기서 다시 빨리 일어나 내 페이스를 찾는다. 한번 실패했다고 두 번 실패했다고 그만두지 않는다. 내가 마음먹을 일이 있으면 ' 왜 실패를 했을까? 무얼 잘못했을까?'를 고민하면서 다시 수정하고 배운 대로 다시 또 새로운 도전을 한다. 결과물을 낸다.


모든 것은 행동했을 때 그 의미를 갖는다

당신은 어떠한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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