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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작가K Dec 09. 2022

나이 마흔, 어쩌다 영끌한 건물주가 되었습니다.

조물주 아래 건물주가 되어도 즐겁지 않은 이유

요새 아이들의 직업들을 보면 정말 다양하다. 장래 희망 자체가 우리 때와는 확연하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 때는 '의사, 변호사, 검사, 선생님' 등등 다양했다. 어쩌다가 꿈이 큰 ' 대통령' 도 나왔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철저히 ' 자본주의'에 더 가까운 듯하다. 장래희망 1위가 의사, 간호사로 건물주, 유튜버를 제쳤다는 기사는 이제 신기함을 넘어서 씁쓸하기까지 하다. 


어쩌다  우리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이렇게 되어 버린 걸까? '돈 따라 바뀌는 장래희망'이라는 말이 오늘따라 반갑지 않다.




최근, 어느 선생님이 초등학생들에게  장래희망을 다시 물어봤단다. 한 아이의 답변에 선생님도 잠깐 움찔했다는데.....바로 그 아이의 답변때문이다.


'융자 없는 건물주'


주위 엄마들의 수업참관 속에서 웅성거림이 터져나온다. 

'건물주는 아는데 융자 없는 건물주? 그게 뭔데'

성인들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다.


이 초등학생은 뭘 알아도 제대로 아이다. 그냥 건물주가 아닌 융자 없는 건물주란  은행이나 다른 금융기관을 통해 '대출'을 받지 않은 자기돈으로 사는 ' 건물'이란 뜻이다. 부모가 철저하게 ' 경제교육'을 시킨 것이 틀림없다. 대답하는 본새가 '떡잎'부터 다르다. 


어찌되었든, 나는 나이 마흔을 앞두고 운이 좋게 건물주가 되었다. 총 4층짜리 건물로 9개의 호실을 가지고 있는 다가구 주택 건물이다. 나의 버킷리스트 또 하나가 달성이 되는 순간이었다. 소위 말하는 ' 영혼까지 끌어당긴 영끌'이다.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와 더불어 엄청난 고통에 휘말리게 된다. 




건물을 사기로 했을 때, '융자를 안고 ' 넘기기로 했는데 계약서를 쓴 이후 전 주인이 ' 융자'를 갚으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 부부가 지불해야 할  돈이 5천만 원이 펑크가 났다. 이를 안 것은 잔금 치르기 한 달 전이다. 이미 모든 돈을 영끌했기에 더 이상 나올 돈도 빌릴 곳도 없었다. 멘붕이 왔다. 





'어째, 넌 한 번에 가는 법이 없냐'


이번 인생, 얼마나 잘되려는지 보자. 나의 곳곳에서 온 역경과 심란함. 난 진짜 잘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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