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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스위스, 내게 다가오는 겨울을 선택했

챕터 14. 비움, 내 안에서 죽어야했던 것들

by 노마드 써니

<챕터 14 미리보기>

- 추운 곳에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

- 마음을 먹는 것과 행동으로 그것을 선택하는 것의 차이

- 클라이밍의 매력

- 겨울을 보내며 나타난 변화

- 죽은 것, 비워낸 것


***


코스타리카에 역대급 생일을 또 보내고, 떠날 날이 다가왔다. 코스타리카에 오면서 나는 스위스 알피니스코리빙 벤과 파비엔에게 연락을 했는데, 마침 10월부터 자원봉사자 자리가 빈다는 것. 많은 코리빙에는 상주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한 두명이 있어서 코리빙의 운영을 돕는 시스템들이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하는 역할과 업무에는 각 코리빙 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통 일주일에 15-20시간 정도의 일을 하고 무료로 숙소를 제공받기 때문에 일을 파트타임으로 하거나 갭이어를 보내는 이들이 지내기에 적합하다.


스위스는 모두가 알다시피 물가가 어마어마한 곳이어서, 나는 일을 하는 시간이 파트타임 정도는 아니지만 자원봉사자로 알피니스코리빙에서 지내기로 하고 비행기표를 샀다. 알피니스코리빙에서 내가 할 일은 청소, 블로그 글쓰기, 코리빙에서 이벤트 주도하고 시시때때로 식기세척기 비우고 돌리고 하는 등이었다. 매달 최소 1200불 이상의 숙소비를 줄이는 데 이 정도 일 쯤이야. 사랑하는 친구들을 돌본다고 생각하면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내가 스위스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데에는 사실 다른 이유가 있었다. 이제까지 나는 가능한한 날씨가 온화한 곳을 찾아다녔다. 호주에 있을 때에는 추운 겨울이 되면 따뜻한 북쪽으로 가서 겨울이 지나가면 다시 남쪽으로 내려왔고, 유럽에서도 겨울이 오면 여름인 아프리카로 갔었지. 나미비아와 남아공에서 따뜻하게 보내고 겨울이 풀릴 때에서야 돌아왔다. 그런데 내 마음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나는 사실 이 생각의 변화가 신기했다. 추운 곳에 있고 싶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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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부터 겨울까지


연초 남아공에 있는 동안 내가 깨달았던 것 중 하나는 내 몸과 마음과 생각의 간극에 대한 것이었는데, 내 몸과 마음과 생각이 항상 같은 방향이나 행동을 하게끔 원하는 것이나 가리키는 것이 일치하지도 않을 뿐더러, 나에게 닿는 속도도 다른 것이었다. 보통 나의 몸이나 마음이 느끼는 것이 먼저 발생하면 나의 생각이나 논리는 한참 뒤에나 찾아와서 나의 몸이나 마음에 대한 이해가 되는 식이었다. 문제는 내가 이해가 되지 않으면 선택을 하기를 어려워하거나 주저해왔다는 것이었지. 남아공에 있을 때부터 그래서 계속 의식적으로 나의 몸과 마음이 내 논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선택을 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내 논리와 머리는 천천히 따라오도록 놔두고 일단은 내 몸과 마음에 대한 신뢰를 두기로.


겨울을 선택하기로 한 것도 그래서였다. 겨울옷을 챙기면 기하급수적으로 짐이 늘어나기 때문에 나는 겨울옷을 최소한으로 챙기는 편이었는데, 그나마 이번에 떠나오면서는 프랑스 알프스 지역이 4월에도 여전히 어느 정도 추울 것으로 예상해서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고 경량패딩 정도는 있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내 마음이 추운 겨울을 원한다. 무언가 이유가 있는데 그건 나중에 알게 될거야. 그렇게 나는 나에게 다가오기로 한 겨울을 선택했다.


스위스에 도착하자마자 추위를 맞았던 건 아니었다. 바로 직전 9월이 엄청 여름같았다고 하던데, 10월은 분명 완연한 가을인데, 산의 색깔은 가을이 맞는데 날씨가 정말 너무 좋았다. 어쩜 이러지. 우리 중에 날씨요정이 있나 싶게 우리는 야외에서 많은 활동들을 했다. 특히 야외 클라이밍이 정점을 찍었다. 알피니스코리빙은 아주 가까운 주변뿐 아니라 차를 타고 20-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산의 계곡 곳곳에 야외 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암벽들이 널려있다. 클라우드시타델에서 함께 지냈었던 잭은 클라이밍 10년차, 지난 6월에 스위스에 있을 때 간발의 차로 이제서야 만나게된 오스트리스는 클라이밍 5년차, 이 둘이면 클라이밍 어디를 가든 무서울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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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페라타와 실내클라이밍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은 가장 가까운 도시인 시옹에 가서 실내 클라이밍을 하고, 주말에 날씨가 좋은 날이면 야외 클라이밍을 나갔다. 도대체 클라이밍의 매력은 무엇일까, 하고 묻는다면 글쎄. 클라이밍의 매력은 어마무시해서. 암벽에 매달려서는 내 마음과 생각을 어지럽히던 것들이 모두 사라지고 나와 이 거대한 돌만이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대부분 마음과 생각이 몸을 지배하는데, 클라이밍을 하는 동안에는 온전히 나의 몸에 집중하게 된다. 눈을 가리고 아크로요가를 했던 때처럼 모든 집중이 한 방향으로 뾰족해진다. 내 몸.


주변의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오로지 나와 이 돌만이 있다는 것은 또 내가 무슨 문제가 현실에 있든간에 클라이밍을 하는 순간만큼은 그 문제를 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과 생각이 어지러울 때 그래서 클라이밍을 하고 나면 모든 게 비워진다. 집중과 몰입의 힘이란.


주말에 하루는 돌을 닦으러 나갔다. (도가 아니고 돌을 닦으러 나간게 맞다.) 오스트리스랑 잭이랑 나랑 셋이 떠났는데, 이게 어떻게 된 것이냐면. 오스트리스는 하이킹, 클라이밍, 아이스클라이밍 등 산에 관련된 모든 육체활동, 마운티니어링(Mountaineering)에 엄청난 취미를 갖고 있었는데, 7월에 코리빙 레노베이션에 참여하기 위해 왔다가 이 지역이 본인의 취미생활에 너무나도 적합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알피니스코리빙에 아예 지금까지 눌러앉았던 것이다. 클라이밍 중에서도 줄 없이 바닥에는 매트를 깔고 큰 돌을 기어오르는 종목은 불더링(Bouldering)이라고 부르는데, 오스트리스는 몇 달간 혼자서 알피니스코리빙 주변에 있는 돌들을 찾아다니며 불더링 루트를 만들고 있었던 것. 이번 달에는 잭과 내가 있으니까 셋이서 돌을 찾아다니면서 브러쉬로 열심히 손과 발을 디딜 곳을 문질러서 이끼를 떼네고, 적당한 루트를 완성해내면 사진을 찍어 루트를 그린 후에 클라이밍 앱에 등록을 하는 방식이었다. 신박하죠? 우리는 그 날 내 이름을 딴 써니사이드업, 그리고 써니사이드업이 계란후라이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같은 돌의 다른 루트를 다른 계란후라이의 한가지인 이지오버, 그리고 파인애플 퐁듀 루트를 개척했다. 캬 내 이름을 딴 클라이밍 루트라니 기가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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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이 그랬다. 아침에 일어나서 거실 및 부엌으로 내려오면 모두가 커피들을 한 잔씩 했는지 커피냄새가 은은하게 퍼져있고, 바로 옆에 있는 코워킹 공간에서는 다들 일을 시작하고. 나도 같이 옆에서 일을 하고나서 점심을 챙겨 먹고, 그러고 나면 업무 영상통화를 하고 아침에 마저 끝내지 못한 일을 하고나면 자원봉사자로 청소를 하고. 보통 객실 하나를 청소하는 데에는 두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는데, 청소를 마치면 조금 쉬다가 저녁을 먹었다.


알피니스코리빙에서도 안세우코리빙에서처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식사당번이 있어서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만 팀으로 요리를 하면 되었는데, 안세우코리빙에서와 차이점이 있다면 여기는 스위스니까 퐁듀와 라끌렛이 있다! 내 인생에 이렇게 치즈를 많이 먹은 때가 있었던가. 심지어 동네에 있는 치즈가게는 스위스 전체에서 하는 치즈대회에서 우승도 한 전적을 갖고 있는데, 가게 앞에 가게가 닫혀있는 동안 치즈를 사고싶어할 누군가를 위해 치즈 자판기도 있었다. 스위스가 그런 동네입니다. 네네.


하루는 시옹에서 다같이 걸어서 와이너리 투어를 하고 — 잭과 오스트리스, 나는 클라이밍을 하고 나중에 마지막 와이너리에서 합류했다. — 밤 늦은 시간에 코리빙으로 돌아왔는데, 오는 길에 모두가 갑자기 외치기 시작한 것이다.


‘퐁듀. 퐁듀를 먹자. 우리 이대로 잘 수 없어.’


그렇게 즉석에서 두 대의 차와 버스로 이동을 하고 있던 우리는 서로 메세지를 보내기 시작하며 계획을 짰다. 차 1호는 빵 담당, 차 2호는 치즈담당. 그렇게 차 안에서 술에 반쯤 취해 노래를 부르며 어깨춤을 추며 신명나게 달려오던 우리는 치즈자판기 앞에서 깔깔대는 술취한 웃음으로 치즈를 사가지고 들어와서 퐁듀를 해서 먹고 밤늦게까지 음악을 틀고 다같이 치즈로 번 칼로리를 태우는 춤을 추다가 잠에 들었단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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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듀라고 생각하면 그저 치즈를 녹인 것이라고 아는 분들이 많겠지만, 퐁듀를 만들 때에는 보통 두 종류 이상의 치즈와 와인이 들어간다. 긴 꼬지에 빵을 꽂아 퐁듀냄비에 담가서 치즈를 묻힌 다음 꺼내 자기 접시에 가져다 놓고 먹는데, 혹여라도 빵을 냄비에서 떨구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빵을 놓치게 되면 와인 한 병을 벌칙으로 사야 하는 게 전통이니. 그 외에도 모두들 그저 치즈만의 퐁듀를 먹어봤다면, 다른 스타일의 퐁듀도 시도해보기를 추천한다. 알피니스코리빙에는 퐁듀백과사전 같은 책이 있는데, 수록된 내용을 보면 순수 치즈퐁듀 외에도 토마토 퐁듀, 커리 파인애플 퐁듀 등 맛이 다양하다. 커리 파인애플이라니, 맛이 이상할 것 같죠? 파인애플을 음식에 넣는 것을 질색하는 이탈리아인도 커리 파인애플 퐁듀는 맛있다고 인정했으니 시도해보기를 추천한다. 알피니스코리빙에서는 퐁듀나잇을 보통 한 냄비에는 순수 치즈퐁듀와 토마토퐁듀, 두 가지로 진행한다.


10월이 지나고 11월이 되면서, 코리빙의 인원이 줄어들고 날씨도 점점 급격하게 추워지기 시작했다. 겨울이 완연히 다가옴을 느끼면서 가장 먼저 내가 변화를 인지한 부분은 이었다. 나는 꽤 긴 기간동안을 6시간 수면으로 살아왔다. 대학생 때 <3시간 수면법>(후지모토 겐고 저)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여기서 나온 말이 수면사이클이 한 번에 3시간이기 때문에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개운하게 느끼려면 사이클 중간이 아닌 사이클이 완료되었을 때에 일어나는 것이 좋다는 것. 읽고 난 후 수면시간을 체크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내가 6시간 전후로 자연스레 잠을 깬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억지로 더 잠을 청하거나 할 수도 있지만 굳이 그러지 않고 편하게 6시간을 자면서 살아왔는데, 날씨가 추워진면서 점점 잠이 늘었다. 마치 겨울잠을 잘 것인 마냥.


6시간을 자는 것과 7-8시간을 자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억력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는 기사를 읽은 것도 이렇게 늘어난 잠시간을 굳이 애써 되돌리려고 하지 않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밤에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것도 아닌데, 나는 11-12시 사이에 잠을 청하고 아침에 8시 가까이가 되어 일어나는 것이 익숙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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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도 수시로 낮잠에 나도 모르게 빠짐


날이 추운 와중에도 나는 유독 옷을 얇게 입었는데, 오랜만에 피부로 느껴보는 추위가 왜인지 괜찮았다. 다들 껴입을 때도 나는 반팔티를 입고 나중에 위에 껴입을 옷들을 들고 갔다. 쪼리를 신고 밖을 나서는 나를 보면 모두가 미쳤냐고 웃으며 농담을 했지만 정말이지 왜 괜찮은지 모르게 괜찮았다. 내 모든 세포가 깊은 곳까지 겨울을 느끼고 싶어하는 것처럼 그랬다.


그렇게 몸으로 겨울을 느끼는 와중에 나에게 다가오는 다른 것들이 있었다. 바로 비움에 대한 것. 코스타리카에서 이어서 계속해서 알피니스코리빙에서 지내면서 좋아하는 것들로, 좋아하는 사람들로 내 시간을 채워서 그랬던 걸까. 들여다보면 나는 한국을 떠나온 순간부터 계속해서 그래오긴 했다. 나를 채우기만 했다. 좋아하는 것으로 좋아하는 사람들로. 가득가득 채우기만 해서 비울 때가 된 건가.


나는 계속해서 옮겨다니기는 해도, 변화를 환영하기는 해도, 쉽게 비우지는 못하는 편이었던 것 같다. 특히 일에 대한 것이라면 대체재가 있어서 두 가지를 서로 치환하는 것이 아니라면 바꾸지 않았었다. 처음 직장에서도 대학원에 갈 것이라는 확실한 마음이 있지 않았다면 계속 다녔을 것이고, 호주로 떠날 마음이 확실하지 않았다면 대학원을 계속 다녔을 것이다. 아니면 첫 직장으로 돌아가든가. 굳이 시간을 농땡이 피우게 할 이유가 뭐가 있어. 무언가 생산적인 것으로 바로 대체해서 채울 것이 아니라면, 그 시간은 낭비되는 것이라는 전형적인 현대인, 특히 한국인의 사고방식을 가진 게 나였다.


나는 언제부턴가 일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일이 밥먹여주고 내가 하고싶은 생활을 하게 해주는 것이면 되었지. 일이 그 이상의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고. 일은 나에게 있어 중요한 것이 아니며 어차피 누구나 하루에 7-8시간 일을 하니까. 무슨 일을 하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내가 잘하고 돈을 괜찮게 버는 일이면 만족이지. 그리고 그렇게 사는게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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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밤의 우리



그런데 아니다. 나는 좋아하는게 많아졌고, 좋아하는 것으로 채운 삶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됐고. 이젠 시간이 부족해. 내 삶의 공간이 부족해. 이렇게 내가 비워놓은 공간이 없으면 좋아하는 것으로 더 채우지도 못하고, 내가 더 좋아할 것, 나에게 더 맞는 것, 내가 바라던 것, 내가 바라던 것보다 더 좋은 것, 나에게 오던 그것이 내가 그게 온 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자리가 없어서 튕겨져서 나가버리고 말거라는. 나는 자리를 비워놓고 기다려야해. 비워야겠다는 생각이 내 안에 강력하게 자리를 잡았다.


나는 세 가지 일을 하고 있었다. 첫 번째는 가장 오래된 로펌 일. 가장 오래되었기 때문에 업무의 난이도는 높지 않았고 크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는 일도 아니었다. 보스에게는 사명감이 넘치는 일이었고 그 열정에 나도 충분히 전염되어 이 일이 세상에 중요한 일인 것을 느끼고 하는 일이었지만 내 열정과는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 일이었다. 하지만 안정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내 생활에서 닻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두 번째 일은 성인 원서북클럽 일인데 원체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라 큰 돈을 버는 것은 아니어도 해왔다. 일이 항상 마음처럼 잘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즐겁고 보람이 있었다. 세 번째 일은 어린이 원서북컬럽. 일년 정도를 했는데 내가 잘 하는 일이었지만 내 마음이 전혀 즐겁지도 일이 기다려지거나 하지도 않았다. 본인이 즐거워서, 책을 읽고 싶어서 원서북클럽을 하는 아이들은 거의 없었고 대다수가 부모님이 시켜서 하는 아이들이었다. 부모님들은 내가 돈을 받고 하는 일이니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기를 바랐다.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마시게는 할 수가 없다. 노력은 했고 성과도 있었지만 너무 피곤했다. 나는 책을 읽는 가치를 알고 이를 통해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과 책을 읽고 싶었다. 나는 세 번째 일을 관두기로 했다. 회사에 미팅을 요청해서 의사를 전달하고 한 달동안 내가 하던 일을 인수인계를 하고 정리하기로 이야기가 되었다.


나와 또는 나의 가치와 맞지 않는 것이라면 내 삶에서 과감하게 정리하기로 이게 첫 디딤발이 되는 것으로 그렇게 겨울을 재정비의 시간으로 맞았다. 12월이 되면서는 코리빙이 더 조용해져서 — 2024년에는 12월도 풀예약으로 겨울 시즌이 지나갔고 내년 겨울시즌도 이미 예약이 완전히 찼다고 하니 참 대조적이다. — 나는 쉼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천천히 쉬면서 크리스마스 카드도 직접 만들어서 여러 친구들에게 보냈다. 내년에 다시 찾아오기로 하고, 이제까지 중에서 가장 긴 시간을 한 곳에 머문 10주의 기록을 스위스에 남기고 19일에 나는 스페인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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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4에서 빠진 이야기들>

- 소싸움

- 크리스마스준비

- 인기있는 한식 준비는 이렇게

- 할로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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