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지금 유연하지 못한 ‘새 다리’이지만, 그대로 두지 않으렵니다.
2023. 8. 8. 화요일 운동 2일 차
먼저 이 글은 그다지 유익한 글이 아님을 아니 무익할 수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꾸준히 운동을 하지 않았던 제가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서 쓰는 글일 뿐입니다. 운동 의지박약아의 작심삼일 실패기가 될 수도 있는 글입니다. 따라서 무언가를 배우고 알기 원하시는 독자님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기를 바랍니다.
아직은 퇴근 후 바로 헬스장으로 가는 것이 낯섭니다. 그래도 다행히 집에서 헬스장까지 걸어가도 몇 분밖에 되지 않아 운동하려고 가는 것이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습니다.
헬스장에 오기 전 오늘은 유산소 운동을 하려고 했습니다. 저는 일요일에는 운동을 쉰다는 전제로 주 6일을 ‘상체운동->유산소운동->하체운동->유산소운동->상체운동->유산소운동’의 순으로 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잘 모르지만, 어깨 넘어 주워들은 바에 따라, 근육이 파열된 후 생성되는 시간을 고려한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헬스장에 왔는데 친구가 제 다리를 보며, 너무 얇다며 ‘새 다리’ 같다고 했습니다. 또 제가 스트레칭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유연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유연하지 못한 것은 저 역시 학창 시절부터 그랬기에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새 다리’라는 말에 바로 거울로 가서 제 다리를 봤습니다. 제 눈에는 제 다리가 ‘새 다리’ 같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헬스장의 다른 분들의 다리와 비교해 보니 제 다리가 좀 얇아 보이기는 했습니다.
이런 생각에 이르자 유산소운동을 주로 하려 했던 저는 하체 운동을 주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레그프레스, 스쾃, 런지 등등을 하고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헬스장에 운동 전 스트레칭은 부상 방지이며 운동 후 스트레칭은 피로 해소와 ‘유연성 강화’라는 구절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무리 스트레칭을 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몸이 유연하지 못한 것처럼 내 생각이 내 몸만큼 유연하지 못한 거 아닐까. 나도 모르는 사이 고정관념은 늘어가고 아집은 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니 완고해지는 것은 당연하고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에 ‘아니다’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생각에 이르자 저는 오히려 힘을 줘서 다리를 더 벌리려 하고 더 허리를 숙이려 하였습니다. 이 순간 ‘아차’ 했습니다. 유연성을 기르는 것은 오히려 힘을 빼고 해야 하는 데 저도 모르게 몸에 힘을 주고 있었으니까요. 쓸데없이 힘을 주는 것도 제 오랜 습관이었던 겁니다.
조금만이라도 힘을 빼야겠습니다. 마음도 유연하길 바라며 몸도 유연하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물론 ‘새 다리’도 벗어나고 말입니다.
일반적인 사회 통념들 중의 어떠한 것도 오류일 수 있다는 가정을 무시하고, 그들이 진실되다고 가정하고, 그 의견들의 진리가 자유롭고 공개적으로 토론되지 않을 때, 그 의견들이 지지될 것 같은 방법의 가치에 대한 분석을 해보자. 강력한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의견이 오류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것이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그는 다름의 사실을 고려해야만 한다. 만일 그 자신의 의견이 충분하게, 빈번하게, 그리고 공포감이 없이 토론되지 않는다면, 설령 그것이 진리라 할지라도 그것은 살아 있는 진리로서가 아니라 죽은 독단으로서 지지될 것이라는 사실을 그는 명심해야 한다. 이상 존 스튜어트 밀 저, 김형철 옮김, 『자유론』, 서광사, 1992, 51~52쪽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