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fe of Pi Aug 11. 2023

운동과 단상(斷想)

4. ‘악귀’처럼 먹었습니다.

2023. 8. 10. 목요일 운동 4일 차


먼저 이 글은 그다지 유익한 글이 아닙니다. 제가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서 쓰는 글일 뿐입니다. 운동 의지박약아의 실패기가 될 수도 있는 글입니다. 따라서 무언가를 배우고 알기 원하시는 독자님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기를 바랍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식단 조절 쉬운 줄 알았습니다. 식단 조절하며 생활해 본 적이 없기에 마냥 쉽게만 생각했습니다. 운동 시작 전 결심한 대로 당분간 빵은 끊고, 과식은 하지 말고, 먹는 거는 줄이자는 계획이었지만, 운동 4일 차에 위기가 왔습니다. 3일 차까지 저녁을 가볍게 먹었던 저는, 운동 4일 차 저녁에 자제력을 잃고 과식(또는 폭식)했습니다. 며칠간 먹지 않은 쌀밥을 비롯하여 찌개, 소고기 등등을 먹었습니다. 마치 잘 못 먹은 ‘악귀’가 들린 것처럼 먹었습니다. 식사 후 바로 헬스장에 가서 몸무게를 재니 전날보다 700g 증가하여 있었습니다.


증가한 수치를 눈으로 확인하자 운동하면서도 기분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불혹(不惑)의 나이대임에도 자제하지 않고 음식 앞에서 판단이 흐려졌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공자님에 따르면 40대에는 세상일에 현혹되어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다고 하는데 말이죠. 전 세상일도 아닌 음식에 현혹되었으니, 불혹(不惑)이 아닌, 그냥 혹(惑)입니다.


그래도 오늘이 제가 가장 불혹(不惑) 하지 못했던 날이길 바라며, 4일 차 운동(유산소 위주)을 마칩니다.




언어와 문학은 인생이란 무엇인가와 그 속에서 어떻게 처세해야 하는가라는 관점에서 인생에 대해 일반적으로 관찰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그 관찰은 모든 사람이 알고, 모든 사람들이 반복하거나 말없이 경청하고, 당연한 진리로서 수용하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서 그것도 대체로 쓰라린 종류의 경험을 통해서 그 관찰이 현실로 될 때 비로소 그 의미를 진정으로 배우게 된다. 사람들이 어떤 예상하지 못했던 불행과 실망으로 인해서 비통해할 때, 그들은 얼마나 자주 그들의 인생을 통해 귀에 익숙해진 격률이나 속담을 마음속에 떠올릴까? 그 속담과 격률의 의미를 그들이 현재 느끼는 것처럼 과거에 한 번이라도 느꼈더라면, 그것은 아마 그들을 재난으로부터 구출했으리라. 이상 존 스튜어트 밀 저, 김형철 옮김, 『자유론』, 서광사, 1992, 61쪽에서 발췌

매거진의 이전글 운동과 단상(斷想)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