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운동복장과 개별성
2023. 8. 18. 금요일 운동 11일 차
운동 효과가 눈에 보이자 나태해졌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시간도 줄이고, 식사량도 예전으로 돌아간 듯합니다. 오늘 저녁만 해도 세 번 먹었습니다. 첫 번째 식사는 밖에서 고시 실에서 같이 공부했던 형과 설렁탕으로 하고, 두 번째 식사는 집에 와서 고기를 구워 먹고, 세 번째 식사로 빵을 먹었습니다. 이렇게 먹고 나니 몸이 무거워 헬스장도 가기가 어렵습니다. 배를 꼬집으며 헬스장에 겨우 갔으나 운동이 잘되지 않습니다. 운동할 때마다 헉헉댑니다.
오늘 역시 운동시간이 부족해서 짧게 효과적으로 운동할 생각으로 중량을 늘려 운동하였습니다. 물론 제겐 레그프레스 100kg도 버거운 헬스 초보자이기에 중량을 늘려도 평소보다 살짝 높였습니다. 그런데도 운동 후 근육이 아프고 허리도 살짝 아픕니다.
운동하다가 고개를 들어 다른 사람들을 보니 여기는 단정한(?) 옷차림입니다. 레깅스 복장은 거의 보이지 않고, pt 선생님들조차 단정한 헬스장 유니폼을 입고 있습니다.
순간 "나도 꼰대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개별성이나 개인의 자유를 중시 여겨, 계곡에서 비키니를 입든, 거리에서 비키니를 입든 개인의 자유라 여겼으면서도 헬스장에서의 복장이 단정해서 좋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이 개별성을 허용하는 마음이 사라져 가고 있는 모습의 다른 표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개별성이 사라지는 채 세상의 관습에 순응하는 모습 또는 ‘사회화’되고 철이 든 모습을 두고 어른이 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거든요. 저는 그런 어른은 되고 싶지 않은데, 이미 그런 어른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두렵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오늘 운동(하체 위주)을 마칩니다.
어떤 사람도 또 나아가서는 어떤 부류의 사람들도 성년의 나이가 이른 다른 사람에게 그가 자신의 혜택을 위하여 자기 스스로 선택한 방식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자기 자신의 복지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다른 어떤 사람이 그 사람의 복지에 대하여 가질 수 있는 관심은, 강력한 개인적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사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관심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은 것이다. 이상 존 스튜어트 밀 저, 김형철 옮김, 『자유론』, 서광사, 1992, 103쪽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