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
요양원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혼돈과 허무의 9월, 공백을 대비하고자 정신없이 바빴던 10월
수술을 며칠 앞두고는 이렇게 아무런 생각도 없이 시간을 버릴 수 없다는 생각으로 백담사로 뛰쳐갔었다
가을을 눈에 담고 코속에 깊게 담고 입으로 먹고 머리속에 욱여 넣고 가슴속에 켜켜이 담고 또 담았다.
수술을 하고 이제 10일째.
11월 중반인데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날씨라니 덤으로 받는 선물이다.
나는 예전에도 지금도 나고 앞으로도 별로 변할 것 같지 않다.
삶을 대하는 자세 태도. 삶을 바라보는 인식이 백팔십도 달라져 천지개벽을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다만 이 흔하디 흔한 유방암이라지만 전이가 되면 금세 생명을 앗아가는 병이기도 해서 식습관과 생활습관은 바꿔야 할테다.
그래도 나는 그대로 존재할것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먹고 생활하는것이 달라진다면 사람도 달라질까.
수술이 끝나 아형(병의 유형)이 무엇인지, 앞으로의 치료는 어떻게 되는지가 가닥이 잡혀야 하는데 나는 아직이다. 그게 무엇일지 조바심도 나고 걱정이 되는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걱정은 허상이다. 나는 아낌없이 계속 행복을 나누어주는 가을과 함께 하고 있다. 요양원 근처의 카페에서 캐모마일을 마시고 볕을 바라고보 친구의 위로를 듣고 책을 본다. 지금을 마음껏 누리고 여기에 존재하기로 한다.
(책 보며 나오는 음악, 2024년 들어 가장 많이 들은 아티스트의 곡)
https://youtu.be/KV8AjO7i8FY?si=Mbb3CXitJluIdmz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