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
자면서 여러번 깨었습니다.
마지막 새벽 어스름에 정신이 솔깃 맑아지면서 지금의 나는 무엇인가, 어떤 상태인가, 어떤 기분인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로 어제 아침까지도 군청색 침대시트가 깔린, 침대 바깥쪽으로 조금 기울어진(것을 퇴원 며칠 전에 알았지만) 침대에서 다소 덥다고 생각하며 잠들고 깨기를 여러번 했었지요.
옆의 환우언니가 나의 새벽 화장실행으로 행여나 깰까봐, 나는 너무 더운데 나만 더운것일까 생각하며 물어볼 수 없는 새벽과의 담소를 나누며, 그렇게 나의 잠과 깸의 어스름은 들락날락했지요.
집에서 몇 번 잠에서 깨면서 침대와 이불이 참 안락해서 좋구나 하면서도, 병실에서 열고 잤던 창 밖의 새벽녘 시원하고 쾌적한 바람과 은행잎 쓰는 소리 촤악촤악이 자꾸만 떠올랐습니다. 병실이 더 좋아서도 아닌데, 막상 잘 때는 시원하고 쾌적했던 바람 외에는 차가 지나다니는 소리, 경적소리, 비질 소리, 사람들이 소리치고 떠드는 소리로 불현듯 깨어 몇 번이고 잠을 방해받았으면서도, 그 순간들이 자는 내내 계속 떠올랐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맡의 창을 열어야지 하고 생각했지요. 그렇게 뒤척이며 일요일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잠에서 깸과 꿈의 사라짐은 동시의 것이라는데 수 회 깨고 자는 반복속에 했던 무수한 생각과 물음들은 꿈이 아니었나봅니다.
하루사이 온도가 많이 떨어졌는데 창문 열고 주무시다가 놀라지는 않으셨을지,
식사는 괜찮으셨을지,
병실에 계시는 분들의 안부가 하루새 궁금합니다.
이 생각들로 나는 꽤나 모드전환이 안되는가보다 하고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