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좀 찍어줬으면 좋겠다 싶은 사람의 이야기
아무래도 가장 잘 가르쳐주는 코치님은
깃털 코치님이다
가장 나이가 어린 분 같은데
가장 꼼꼼하게 가르쳐주고
모른다고 하면 말을 세우고 직접 자세를 교정해준다
경속보 이제 잘타시죠?
라고 묻길래 자신감없이 웃으며
아직도 뒤꿈치에 힘을 주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더니
말을 정지시켜보라고 한 후
발을 잡았다
발뒤꿈치에 힘을 주라는 것은
정말 힘을 주라는 것이 아니라
발목을 꺾어서 툭 늘어뜨리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런데 초보는 그게 잘 되지 않으니까
의도적으로 뒤꿈치에 힘을 실어 내리라고 하는 거지만
진짜 해야하는 것은 발에 힘을 빼고 늘어뜨리는 것이다
그렇게 발을 늘어뜨리면
자연스럽게 말을 감싸안는다는 느낌이 오는데
이때 나는 무릎에 힘을 줘서 애써 안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무릎에 힘을 주지 말고 무릎을 벌린 후
종아리의 안쪽 부위에 힘을 지긋이 주는 것
그리고 엉덩이는 오리궁뎅이 처럼 뒤로 빼고
위 아래로 앉기보다 앞 뒤로 앉는 느낌으로
허리에 무게를 잡으라고 했다
뭔가 상당히 생각할꺼리가 많아지면서
하라는 대로는 하는데 힘은 계속 빠지지 않고
어쩌다 한번 힘이 빠지면
기가 막히게 알고 좋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시 힘이 가해지면 틀렸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 힘이라는 것이 눈에 보인다는 것인데
내가 힘을 줄 때 어떤 모습일지
찍어서 보고 싶다
다음 시간에는 삼각대라도 사서 가져와 볼까
날씨가 더워져서
삼십분 정도 타고나면 콧등에 땀이 맺힌다
코치님도 더운지 쓰고 있던 모자를 벗는데
헙
잘생기셨네 헤헤..
모자가 안어울리는 사람이었네 헤헤..
삼십분 더 열심히 타봐야겠네 헤헤..
원더우먼은 처음 타보는 말인데
이름처럼 암컷이고 2010년생 가벼운 말이다
발꿍이 필요없을 정도로 혓소리만으로도 전진해서
말등에 올라타서
발목에 힘을 빼는데에 힘을 쏟는라 진땀을 뺐다
같이 훈련을 받는 아홉살 꼬마는 온몸이 말랑하다
힘을 빼고 주는 것이 대체 무슨 말인지도 모르게
그냥 느끼는 대로 타고 있다
나이들어 배우는 게 어려운 건
언어뿐만이 아니었네
어른이 되면서 좋은게 힘을 가지게 된거 밖에 없는데
애써 가진걸 버리라니
어른한테 너무하네..
강습이 끝나고 나서는 탈진했고
집에 와서는 몇년전에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서 다친
무릎이 아파서 찜질을 했다
알듯말듯한 아홉번째 강습이 끝나고
나는 헬멧과 부츠가 사고싶어졌다
힘을 못빼는 어른이 기댈 수 있는건
장비다 장비!!
강습이 끝나고 어땠냐고 묻는 원장님한테
발에 힘빼는 걸 배웠고 조금 된 기분이었다고 말하자
화이팅하는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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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되고
그러다 또 안되고
그런거에요
당분간은 알듯말듯한 날들이 이어지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