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예비 임차인으로 데뷔!
31년을 살면서 이렇게 부동산이라는 것이 신묘하고 골치아픈 것인지 몰랐다.
겁을 지레 먹고 돈만 내면 계약이 되는 것이 아닌가 했었는데, 내가 식음료 업종을 다룬다는 사실 하나가 체크해야할 것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만들어주었다.
상가 건물을 빌린다는 것은 3-5년은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할 생각을 해야한다는 것이고, 상가 건물을 빌린다는 것은 그 곳의 유동 인구와 교통편, 주차 시설과 더불어 건축대장에서 제과점에 맞는 정화조 용량을 건물이 가지고 있는지 체크해야하며, 인허가 사이트에서는 사업자 등록이 가능한 건물인지 식품업을 할 수 있는지 체크해야했다. 그리고 근저당설정이 되어있는지도 확인해야했다.
점포와 가격이 마음에 들어서 계약하려고 했더니 아예 사무실 용도로만 되는 곳이라서 눈물을 머금고 돌아서기도 했고, 건물주 남편분이 후드 설치해야하는 업종이 들어오는 것이 싫어서 고민하다 포기한 자리도 있었다.
제주도는 신구간이라는 기간이 있다.
지금은 타지에서 유입도 많고 그래서 느슨해진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신구간에 이사, 공사 등을 한다. 그래서 신구간 기간에는 육지에서도 이삿짐 센터들이 와서 일을 한다고 한다.
이 기간에는 인터넷 설치며, 이삿짐 센터, 벽지 도배 등 예약이 3주씩 밀리는 것은 기본이고... 쓰레기도 어마무지하게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나처럼 점포 자리를 찾는 사람에게 신구간은 다양한 점포 매물을 체크할 수 있는 기간이자, 이 기간에 계약을 하지 않으면 원하는 매물이 슝하고 사라질 수도 있는 공포의 구간인 것이다.
제주도에서 상가 점포 자리를 찾는 방법은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다.
1. 돌아다니다 원하는 위치의 임대 현수막을 보면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남긴다.
2. 제주오일장 닷컴에 원하는 조건을 가진 매물을 검색하여 부동산에 해당 매물에 대해 문의한다.
3. 원하는 지역을 주로 담당하는 부동산을 방문해 근처 매물에 대해 문의한다.
나는 주로 1과 2의 방법으로 진행했다. 신기한건 제주오일장 닷컴에 올라온 매물 중에 같은 매물인데도 가격이 차이나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잘 체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본적으로 점포를 볼 때는 다양한 조건들이 있겠지만 나는 다섯 가지 기준 중에 2개 이상이 마음에 안들면 그냥 패스했다.
1. 위치
2. 가격
3. 점포 상태
4. 크기
5. 감(?)
부동산 중개인분들이 마음에 들어 계약하고 싶은 상황들도 있었지만 내가 오랫동안 지낼 곳인데 정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매정해져야 할 때도 종종 있었다.
부족한 경험으로 점포를 고르다가 문제가 생길까봐 제주도에서 실제로 장사를 했던 수형 오빠나 트로피카 게스트 하우스의 사장님, 제주도에서 빌롱빌롱 크래프트를 운영하는 여동생에게서 많은 조언을 얻었다. 그렇게 많은 조언과 경험을 통해 내가 원하는 점포의 이미지를 고려하며 부동산 매물을 보게 되었다.
서둘러 점포를 계약했다면 얻지 못할 성과였지 않았을까.
그러니 서두르지말자!
특히 부동산은 너무나 큰 돈이 한 번에 들어가니까 침착한 게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도 계약이나, 공사 그리고 제품 판매까지는 수많은 고비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가면서 경험을 브런치에 적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