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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노 Oct 06. 2016

연남 트립

바삭바삭 크로아상 씁쓸한 아메리카노 쫄깃한 베이글


식도락을 즐기고 예술을 좋아하는 취향때문인지 주얼과 나는 '서울에서 홍콩 여행'처럼 만나면 하염없이 먹고 이야기하고 구경하고 편집샵을 구경하며 동네를 걸어다닌다.


이 글은 소소한 휴일의 일상을 이야기합니다.


크로와상 - 모카포트 커피 - 연남동 놀이터 - 편집샵 - 헬로 인디북스 - 화덕 베이글




시작은 바삭하게

더 올드 크로와상 팩토리



크로아상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핫한 가게 더 올드 크로와상 팩토리

오픈 시간인 12시 30분에 맞춰갔더니 이미 줄이 이렇게 길게 있었다.

혼비백산해서 얼른 오라고 주얼에게 메세지를 보냈더니 주얼은 신촌에서 택시를 타고 등장!

평일에는 이렇게까지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하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맛있는 크로와상을 사기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도 초코 크로와상이랑 뺑오 쇼콜라, 올드 소세지는 남아 있었어요

한 사람당 1품목 최대 3개까지 살 수 있어서 줄에 서있는 내내 주얼과 나는 어떤 걸 몇 개 살지 고민했다.

우리가 무얼 살지 고민하는 사이에 우리 뒤로 솔드아웃 판넬이 세워져서 얼마나 놀랐던지.

간발의 차이로 구매하지 못한 그 분들께 대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합니다.

오픈 시간부터 줄을 서 있었는데도 오리지널 크로와상은 이미 솔드아웃.

오리지널이 떨어졌으니까 둘이서 같이 나눠먹을 초코 크로와상, 뺑오 쇼콜라, 올드 소세지를 하나씩 사기로 하고 난 추가로 초코 크로와상을 주얼은 그나마 셋 중에 오리지널에 가장 가깝다는 뺑오 쇼콜라를 구입했다.

바삭하게 갓 구워진 크로와상을 종이 봉투에 받아 가게를 나서니 뿌듯한 마음이 한가득.

시계를 보니 1시 20분쯤.


....크로와상을 사기 위해 50분정도 기다렸나보다.

다행히 주얼과 오랜만에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가는 줄 몰랐지만, 혼자라면 기다리지 못하고 포기했을지도.



만약 솔드아웃 현황이 궁금하시다면 더 올드 크로와상 팩토리 인스타그램을 체크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oldcroissant

https://www.instagram.com/oldcroissant/




아날로그의 맛 모카포트 커피

사이커피



작고 예쁜 연남동 모카포트 카페 사이커피

주얼은 전에 이 곳에서 더치커피를

나는 전에 이 곳에서 *크림쓰어다를 마셨었다.

*크림쓰어다 : 사이커피 시그니처 베트남식 연유커피

우리 둘다 맛있고 작고 좋은 곳으로 기억하는 곳이라 발걸음을 옮겨 사이커피로.


사이 커피 쿠폰이 참 예쁘다

가게가 아담하고 작고, 테이블이 따로 없지만 독특한 실내 분위기와

카페에 흔한 커피 머신 없이 가스레인지에 모카포트로 휘리릭하고 작업하는 폼새를 구경하자면 그 날렵한 손놀림을 훔쳐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모카포트 장인처럼 쉭쉭 빠르게 움직이는 그 손놀림이란!

완성된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을 들고 앉아서 먹을만한 장소를 찾아 연트럴 파크로 발길을 옮겼다.



사이 커피

http://saicoffee.co.kr/cafe/




사이사이에 있는 연남동 골목길 탐험도 시원하고 맛있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라면 씬난다



조그마한 연남동 놀이터



뜨거운 정오의 햇살에 연트럴 파크의 돌벤치는 뜨끈뜨끈해진 원적외선 돌판같이 뜨거웠다.

거기에 따가운 햇살이 노릇노릇 살을 익힐 수도 없어서, 좀 더 걸어서 연남동 놀이터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벤치들이 여유가 있어서 제일 구석의 벤치 하나에 사온 커피와 쵸코 크로아상, 올드 소세지, 뺑오 쇼콜라를 펼쳤다. 이렇게만 봐도 풍성한 느낌.

그늘은 시원했고 나무가 푸릇하게 놀이터를 감싸고 있어 보기가 좋았다.

바로 앞에 세면장이 있어서 손을 씻기에도 좋았고,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연트럴 파크에 비하면

아이들이 조금 소란스레 뛰어다니는 소리는 오히려 BGM처럼 들렸다.



사이 커피에서 내가 고른 원두는 다크 나이트였는데 뺑오 쇼콜라의 부드러운 속살과 버터향 사이에서 느껴지는 진한 쵸콜렛의 풍미와 쌉쌀하게 잘 어울렸다.



올드 소세지는 톡하고 터지는 기름과 패스츄리 위에 뿌려진 짭짤한 향미가 나는 허브와 잘 어울렸다.

초콜릿 페스츄리는 생각보다 쵸콜렛이 두꺼운 느낌? 디저트의 느낌이 강했다면 뺑오 쇼콜라는 정말 기본적이고 충실한 맛이라 마음에 들었고, 올드 소세지는 식사빵으로 제격이었다.

다음에는 오리지널 크로아상을 사서 샌드위치를 만들어보고 싶다.

천천히 요즘 관심있는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어느새 따갑던 햇살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같은 편집샵

MORE THAN LESS


연남동의 MORE THAN LESS.

주얼이 본 적이 있는 편집숍이라 해서 들어갔는데 보통 편집숍들은 외관이나 디스플레이가 예쁘지만 실속이 없거나 너무 비싼 물건들 때문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면, 모어댄레스는 가볍게 집어들만한 저렴하고 유니크한 아이템부터 고급스러운 디자인 제품까지 다양했다.

좋은 감촉의 제품들을 직접 잡아보고 사용해보는 동안 여행 기념품을 고르는 것처럼 들떠있었다.

주얼은 손가락 두 마디정도 되는 작은 노트를 샀다.



내가 들린 기간에 Light & Material이라는 전시가 진행 중이어서, 창가 쪽 빈 공간에 윤새롬 작가의 '크리스탈 시리즈'가 전시되어 있었다.

투명한 아크릴 수지 표면에 직접 염색을 해서 투명한 아크릴의 각 면에서 다양한 컬러과 빛과 혼합되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아크릴 제품이 이렇게 회화적인 느낌을 풍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빛이 투과하며 나타나는 투명한 컬러감을 통해 유리와는 또 다른 소재의 활용법을 발견한 것 같아 가슴이 뛰었다.



모어댄레스

http://www.morethanless-seoul.com/





비주류라 더 매력적인 헬로인디북스

헬로인디북스



흔히 우리가 서점에서 찾는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는 없다.

비주류의 시선, 소수의 시선, 끼적거림에 가까운 속삭임이나 순간 찰나 개인의 시선들-


만두 사진 옆에 그'만둘'까?


피식하고 웃어넘길 수 있는 개개인의 소소한 유머러스함이며, 우리가 잊고 지내던 것들을 꺼내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게 바로 이런 독립출판의 매력이 아닐까.

아니면 말고,



제일 공감하며 읽은 책

특히 이 페이지는 너무 웃겨서 두고두고 봐야겠다 싶었다.


To. 20대의 구남친들아


지랄해서 미안했다


-랑이가




헬로인디북스를 나와 다시 연남동 골목골목으로, 언제나 모델 포스인 주얼을 찍는 일은 조금 재밌는 일이다.



헬로인디북스

http://hello-indiebooks.com/





감나무에서 감이 뚝 떨어지면 아프겠다



쫄깃한 화덕 베이글

베이글 MTL



주얼이 몬트리올 베이글을 그리워하며 찾은 베이글 MTL, 밖에서 보면 핑크핑크한 외관이 미국의 컵케이크 가게같기도 하다. 들어가서 우리는 연어가 올라간 크림치즈 베이글을 시키고, 베이글은 세서미 베이글로 주문했다.

이 곳의 베이글은 특이하게도 식사처럼 나온다.

그래서 가볍게 먹으려고 들리긴 힘들 것 같아, 주얼과 나도 한바퀴 연남동 산책을 하고 돌아와서 주문을 했다.

맥주도 함께 팔지만 오늘은 베이글만 먹는 것으로.



적양파와 케이퍼가 올라간 연어 크림치즈 베이글, 옆에 같이 나온 피클이 신선하고 아삭하니 맛있다.



레몬을 살짝 뿌려 먹으면 상큼한 맛이 배가 된다.



가게의 인테리어는 예뻤지만 아쉽게도 미국이나 몬트리올의 베이글 가게와는 전혀 다른 예쁜 카페의 느낌이 강해서 주얼과 나는 아쉬워했다. 베이글은 역시 카운터 앞 뒤로 꽉꽉 차있어야 좋은데 하면서, 왜 베이글을 카운터 앞에 두지 않는걸까 의아해하기도 했다.

다음에는 갓 구워져 나온 베이글이 포동포동한 자태로 나를 맞아주길 기대하고 싶다.




베이글 MTL





이렇게 주얼과의 여자여자한 연남동 트립은 끝

가을에는 가까운 동네로 가벼운 여행을 떠나도 좋은 것 같다



대략적인 위치입니다. ;-) 자세한 위치는 다음 or 네이버 맵으로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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