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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논스 Aug 18. 2020

코리빙 주민을 투표로 받는다고요?

탈중앙, 현실에서 꽃 피우다.

현재 논스 코리빙/코워킹 신규 입주지원율은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평균 2-3일에 한 명 꼴로 올해 중반부터 모멘텀을 형성하여 지금까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하드웨어 특성상 공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올해 초 만실 이후 지원한 사람들은 현재 입주 혹은 인터뷰 대기 중에 있다.


여기서 딜레마는 공실이 생겼을 때 입주 대기자 명단을 어떻게 큐레이션 하냐는 것이다.


'스펙이 화려한 사람에게 선점 기회를 줘야 하는가?'
'자기소개글이 내실 있는 사람에게 선점 기회를 줘야 하는가?'
'먼저 지원한 사람한테 선점 기회를 줘야 하는가?'


.

.


"흠.. 아니면 지인을 통해 지원한 사람들을 먼저 받아야 할까?"


"왜?"


"지인이 있으면 레퍼런스 체크가 쉽고 더욱 신뢰가 많이 가니깐"


“흠..”


"하지만 지인을 통해 왔다는 것만으로 대기자 명단을 월권하는 행위는 합리적이지 않은 것 같기도 해"


“그렇지.. 그리고 지인 커넥션 없이 우리 콘텐츠만 보고 온 사람들 중에서 훨씬 더 커뮤니티에 열정적인 사람들도 있어”


“맞아 맞아”


"하지만 지인을 통해서 오면 그 지인을 위주로 Comfort zone이 생기는데 이건 우리가 추구하는 도전정신에 있어서 마이너스가 아닌가?"


"근데 지인을 통해서 오면 우리가 온보딩 시켜주는 일이 줄어들기 때문에 우리 리소스를 훨씬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


"온보딩을 왜 우리가 시켜야 해?"


“흠..”


현 논스 운영진은 Top-down이 아니라 Bottom-up을 사랑한다. Bottom-up이 커뮤니티를 커뮤니티답게 만드는 핵심 메커니즘이라는 것을 항상 목격하고 있다. 그래서 언젠가는 운영진이라는 프레임이 커뮤니티에 스며들어 모두가 논스의 주인이 되는 날을 바라보고 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커뮤니티의 핵심인 사람 등용을 본인들이 다소 Top-down 스럽게 처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커뮤니티 전체가 해보는 건 어떨까?"


"오..."


"그러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논스 커뮤니티의 원동력이자 가장 큰 리스크는 '사람'이다. 거기서도 가장 중요한 이슈인 신입 주민 큐레이션은 현재까지 논스 운영진이 해오고 있었다. 물론 작년까지는 커뮤니티 기반이 약했고 무너져 내리는 커뮤니티 수혈을 위해 파운데이션이 중요한 기능을 위임받아 수행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다채로운 문화의 장으로 활개를 치고 있는 지금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 또 다른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현 시스템에서는 대부분 기존 입주민들이 신입 주민 혹은 입주 지원자에 대해 아무런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뜬금없이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우리 집 부엌'에 어느 날 나타나 갑자기 계란을 굽고 있을 때가 있다. 지인이나 운영진이 소개시켜 주고 다닌다고 하지만 매번 그럴 수도 없는 일이고 다이내믹을 쭉 지켜보면 결국 본인 스스로 열심히 커뮤니티 문화에 섞여야 한다는 것이 명확해진다. 


물론 극도로 외향적인 소수의 논숙자들은 먼저 다가와 주기도 하지만 그것도 일부이고 그 사람들조차 매번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커뮤니티가 안정되어 있는 만큼 기존 논숙자들이 신입 입주자 유입에 있어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그래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해 보았다.


'입주 지원자들이 선택적으로 특정 호점 및 공간에 지원할 수 있다면?'
'만약에 커뮤니티 전체가 리크루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지원자 사전정보 공유를 통해 신입주민에 대한 인식 및 기대감이 형성된다면?'
'온보딩 포함 입주자에 대한 책임을 전체 커뮤니티가 책임질 수 있다면?'


그러면 완전 새로운 판이 짜여질 것 같다. Top-down이 아닌 진정한 Bottom-up 커뮤니티로서 발돋움을 할 수 있는 판.


"그래서 해보기로 했다"


리크루팅 프로세스에 커뮤니티 전체가 참여해보기로 했다. 이는 체계내의 개인의 권리 혹은 권한의 문제가 아니다. 진정한 Bottom-up 커뮤니티를 위해서, '상생'을 위해서 반드시 앞서야 하는 필요충분조건에 가깝다.




리쿠르팅의 탈중앙화 ('Trustful'-decentralization)


1.  지원자는 웹에서 각 호점에 대해 알아보고 특정 호점에 입주 지원


2.  자기소개서 검토 (운영진)


3.  신입주민후보 등록정보, 사전정보를 운영진이 공식채널을 통해 커뮤니티와 공유


4.  인터뷰 실시 (구성: 운영진, 기존 입주민, 지원자) 


5.  녹음 혹은 속기한 신입 인터뷰 내용을 커뮤니티와 공유 


6.  커뮤니티 투표 실시

   - 투표권 배당: 운영진 30% / 커뮤니티 70% 

   - 전원 80%이상 찬성 시 입주허가

   - 운영진에게 투표권 위임가능


7.  지원자에게 결과 통보 & 입주안내


※ 적용시기: 8월 (베타 테스트 형태)


위 프로세스를 채택한다면,


1.  커뮤니티 전체의 집단지성을 통해 사람을 등용할 수 있다. 


2.  기대감 형성을 통해 신입 유입에 대한 네트워킹 피로감을 덜 수 있다. 


3.  “우리 모두가 뽑았다”는 문화를 통해 전체가 주도적으로 신입 온보딩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4.  커뮤니티 투표 효과로 Pass 한 자는 자부심을 가지고 입주할 수 있고 Reject 통보를 받은 자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 기반이 생긴다. 



물론 모든 동전에 양면이 있듯 위의 절차는 특정 리스크를 동반한다. 그중에서도 두드러지는 리스크는 대단히 “인간적”인 리스크인데, 커뮤니티 득이 아닌 오로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투표를 하는 행위가 바로 그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리스크는 충분히 논스의 문화로 상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이기성이 정으로 승화되어 더 나은 결과가 도출되는 장면을 커뮤니티에서 항상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논스에 상생문화가 자리 잡지 않았다면 커뮤니티가 일찍이 공중분해되고도 남았을 것이라는게 필자의 의견이다.


.

.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전체가 건강하지 않으면 나도 건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오로지 나”만의 이익이 아닌 전체와의 조화를 생각해야 한다는 마음이 전 세계적으로 싹을 틔우고 있다. 이 시국에 불고 있는 논스 커뮤니티 내 변화의 바람은 그것이 우연이든 필연이든 우리가 진정한 운명공동체로 진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상징하지 않을까..



작성 김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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