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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논스 Sep 22. 2020

스펙 말고 스토리를 들려주세요

엘리트주의가 아닌 진성주의로

"나는 지원자들이 변화의 기회를 얻는 곳이 논스인 것 같아"


"아냐, 지금은 최대한 리스크를 헤징해야 해"


커뮤니티에서 열띤 갑론을박이 오고 가고 있다. 좀 의문이 가는 부분이 있지만 모든 사람은 변화의 여지가 있다면서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 스타성이 있다면 받는데 문제가 없을 거라는 입장. 커뮤니티 경험이 없다면 조금 신중히 다가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 리스크가 있으면 안 된다며 모든 커넥션과 레퍼런스를 총동원하여 범죄 이력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 등 정말 다양한 시각들이 교차되는 순간들.


다름 아닌 논스 코리빙 신입주민 리크루팅에 대한 얘기다. 작년까지만 해도 리크루팅에 있어서 조금 애를 먹었던 걸로 알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입주 지원자를 모집할 지, 커뮤니티를 어떻게 쉐이핑 할지에 대한 날카로운 청사진이 부재했던 것도 있고 커뮤니티 자체가 정착하지 못했던 것도 있겠다. 그러니 잠재적 입주자가 커뮤니티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기존의 입주자들과 어떤 케미를 가질지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기가 힘들었을 수밖에..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문화가 정착되고 공간이 사람과 심지어 반려동물로 차게 되면서 앳된 커뮤니티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커뮤니티의 힘을 깨닫게 되었고 길고 긴 관찰 끝에 정, 진정성, 도전이라는 핵심가치에 도달하게 되었으며 어떤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지 비교적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떤 지원자들고 함께하고 싶은지 이 분들을 어떤 공간으로 안내를 해 드려야 하는지에 대한 열띤 토론 문화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논숙자 한 명이 질문을 던진다.


"논스에 엘리트가 왜 이리 많아?"


느낌이 싸하다.


"논스는 엘리트주의야?.."


젠트리피케이션을 거부하고 기존 사회적 프레임과 질서에 의문을 던지며 힘없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자고 외치고 있는 커뮤니티에게 무슨 실례되는 말이냐고 반박을 하려는 찰나.. 갑자기 어느 한 켠에서는 저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애초에 초기 운영진만 봐도 유학파 출신들이고 지나가는 논숙자를 잡고 물어보면 많이들 대학 재학생이거나 졸업자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무엇이 '엘리트'인가를 먼저 정의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4년제 대학을 졸업하는 등 스펙이 짱짱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모여있는 곳임은 반박할 수가 없다.


"그럼 논스는 정녕 금, 은수저들이 모여서 마냥 삶을 향유하는 곳인가?"


그렇지 않다. 입주 거절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논스는 이 사람이 금수저냐 흙수저냐 가정배경이 좋냐 나쁘냐 가방끈이 길냐 짧냐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대신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알고 싶어 한다. 결코 좋은 사람이냐 나쁜사람이냐와 같은 도덕적 판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으며 그 가치관이 우리 문화와 결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에 가깝다. 


물론 개인의 가치관도 가정배경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사실이나 논스에 'Round peg in a square hole(비주류)'이 많은 것을 보면 또 항상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픈한 가정에서 컸지만 개인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큰 사람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 그래서 지원자와 커뮤니티 간의 인생에 대한 진솔한 대화가 핵심이며 이를 통해 지원자와 커뮤니티가 비슷한 결에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을 잘 본다거나 가리기보다는 우리가 어떤 커뮤니티인지 이해를 더 잘하고 있다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거절한 구체적인 이유는?"


지금까지 거절한 사례를 보면, 가장 큰 이유는 커뮤니티 그리고 진정성과 관련이 깊다.


"이 사람은 진정으로 충만한 삶을 '커뮤니티'에서 영위하고 싶어하는가?"


"이 사람은 사람과의 소통에 있어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


아무리 도전적이고, 아무리 유복하고, 아무리 명예롭다 한들 위 두 질문에 있어서 선뜻 답을 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함께 하지 못하게 되어 너무 죄송스럽다는 문자를 보내드린다. 결국 엘리트라기보다는 커뮤니티라는 비전을 품고 있고 삶을 소중히 여기며 진정성 넘치는 사람들과 같이 하고 싶은게 더 맞겠다.


.

.


"대학을 꼭 가야돼, 형?"


"가고 싶어?"


"흠.. 주변에 다들 가니깐 나도 가야하나 싶고, 사실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


"너가 가지고 있는 비전이 대학교육과 공명한다면 갈 수도 있지"


"그렇지 않다면?"


"타이틀과 졸업장만을 위해 가는거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


"흠.."


"같이 라이프마이닝 해보는 건 어때?"


논스에 있는 십대들이 흔히 듣는 얘기다. 논스에 있다보면 여러 명의 고등학생들이 커뮤니티에 있다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모니터 너머 두 명의 고등학생이 자기 데스크에서 허슬링 하고있다. 엘리트라기보단 특이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


이 학생들이 입주 신청했을 때 내세웠던 것은 젊음과 비전 그리고 소통을 중요시 하는 태도밖에 없었을 것이다. 참고로 그들 중엔 이미 자기만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아이가 있고, 스타트업에 합류하여 벌써부터 경력을 쌓고 있는가 아이가 있는가 하면, 논스에서 형들과 같이 트레이딩을 배워 펀드자금을 굴리는 아이도 있다. 결코 얘들이 대학가는 것을 극구 말린다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길을 걸어가고 싶은지 스스로 질문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입주자 한 명 한 명이 커뮤니티를 바꾸는 곳"


나이, 직업, 성별, 배경, 재산에 상관없이 논스 입주민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논스라는 생태계에 영향력을 끼친다. 운영진이 어떤 로직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푸시하는 곳이 아닌, 모두가 논스라는 커뮤니티에 주인의식을 갖고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는 곳. 고로 한 명 한 명이 특별하고 한 명 한 명이 논스를 대표한다.


한 번은 업계에서 초기 투자자로 알려진 분이 입주한 적이 있다. 지금도 매일같이 일찍 코워킹에 출근하고 계시는 분. 전문 투자자라 하면 엘리트 트랙을 밟아 다가가기 어렵고 힘든사람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논스에 계신 이 분은 다소 특별하다. 얼마나 특별하냐면, 시설 문제로 장마철에 건물 내부 천장에서 비가 오기 시작했을 때 논숙자들과 같이 양동이로 물을 퍼고 있고, 점심때 수시로 오픈키친에서 강원도산 감자를 삶아 나눠주시며, 수 십 년도 더 어린 논숙자들과 라운지에서 계급장 땐 채로 인생 이야기를 공유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나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논숙자들에게 본인이 나눌 수 있는 경험과 조언을 아낌없이 나눠주신다. 커뮤니티에 지대하고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계시는 분.


"스펙이 아닌 스토리가 있는 곳"


진정성만큼 판단하기 애매모호한 것은 없지만 논스가 가치있게 여기는 딱 하나의 기준이 있다면 아마 '스토리'가 될 것이다. 어떤 실패를 했고 어떤 성공을 해봤으며 어떤 도전을 해봤고 어떤 교훈을 배웠으며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는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스토리. 논스는 이 스토리로 이 사람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에 대해서 너무 궁금해하며 이 스토리가 커뮤니티에 어떤 임팩트를 끼칠 수 있고 다른 스토리들과 어떤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굉장히 관심이 많다.


결코 차곡차곡 스펙을 쌓아간 스토리가 진부하다거나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삶에게 질문을 던졌고, 그에 대한 답으로 그런 길을 걷게 되었다면 그 또한 나름의 독창적이고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당신은 주어진 환경에 어떤 질문을 하였고 어떤 주체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갔는가? 누군가가 손에 쥐어준 스토리나 이데올로기가 아닌, 당신이 말하는 당신만의 이야기, 당신의 이데올로기.


정량적인 스펙만 보고 소위 말하는 금수저, 은수저들만 모여있었다면 커뮤니티는 일찍이 망하고도 두 번은 망했을 것이다. 블록체인으로 디지털 국가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니체의 위버멘쉬 철학으로 세상을 디자인해보며, 스무디로 영생을 시도해보고, 미니 헬스장을 만들어 파트너 문화를 전파해보는 등 이런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꽃을 피우고 있기에 엘리트 커뮤니티가 아닌 진정성 있는 커뮤니티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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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김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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