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의 은밀한 파티
아이는 아직 혼자 잠드는 걸 무서워해서, 저녁에 씻고, 놀다가 침대에 누워 기도하고, 오늘 하루 있었던 일 중 좋았던 일, 속상했던 일을 같이 나누고, 사랑한다고 토닥토닥해주면....
내가 먼저 잠이 든다.
열에 아홉은 내가 먼저 잠들기 때문에, 남편은 아이와 내가 모두 잠이 든 시점에, 아이 방으로 와서 나를 깨운다. 그러면 나는 다시 일어나서 안방으로 가서 남편과 넷플릭스도 보고 이야기도 하고 가끔 와인이나 맥주 한잔 하기도 하면서 친밀하고도 은밀한 시간을 보낸다.
나는 이 시간이 너무 짜릿하고 즐겁다.
힘든 하루 중 잠깐이라도 남편과 어른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일상의 큰 기쁨이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고,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니 둘만의 시간도 너무나 간절한 것이다.
새벽 1-2시 정도까지 노는 날이면, 아이가 깨서 ‘엄마’하고 나를 부르거나, 어둠 속에서 머리 삼발을 하고는 안방으로 나를 소환하러 온다.
나는 당연히 곧바로 아이를 다시 아이방으로 데려가 재우고, 거기서 잠이 들 때도 있고, 아이가 잠들면 다시 돌아와서 자기도 한다.
아이가 사람이 옆에 없으면 새벽에 깨기 때문에, 내가 안방에서 놀고 있다는 의미는 아이가 깨서 나를 부르거나 나를 찾으러 올 가능성이 거의 100%라는 사실을 알지만(그래서 끌려갈 거라는 사실도 알지만), 나는 여전히 매일 아이가 잠든 시간 이후 펼쳐질 나만의 나와 남편만의 비밀스러운 시간을 기다리게 된다.
다음 날 아침, 아이가 식탁 위에 미쳐 씻지 못한 와인잔이라도 목격하는 날엔, 무척이나 억울해한다. 또 자기 잘 때 둘이서만 한 잔 했냐고... 그리고 다음부턴 꼭 자기도 깨워달라고 한다.
혹시나 남편도 피곤해서 일찍 잠이 들어버려 나를 깨우지 못한 경우, 그래서 내가 짜릿한 야밤의 자유시간을 향유하지 못한 날에는... 다음날 아침에 남편에게 재차 당부한다.
“오늘은 꼭 좀 깨워주세요. 꼭이요-!”
어느 워킹맘의 멘탈관리법.
아이가 잠든 시간, 피곤해도 악착같이 일어나서 은밀한 어른만의 시간을 보내며 일상 속 짜릿한 활력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