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루틴을 사수하라

자유 없음에 관하여

by etranger



아침 6:50분 기상.


물 한 컵 마시고 씻고, 옷 입고, 얼굴에 뭘 좀 두드리면 7:10분.


일어난 지 20분가량 되는 이 시간에, 나는 부리나케 집을 나온다.


초스피드로 집을 나서는 이유는 가족들을 깨우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진짜 이유는,


일찍 회사에 가서 여유 있게 모닝커피를 즐기려고!


집에서 나와, 날이 좋으면 걷기도 하고, 궂은날에는 버스를 타고 발걸음 가볍게 출근 후, 회사 건물 1층에 위치한 카페에서 따듯한 ‘오늘의 커피’를 한 잔 사서 한 손에 들고, 커피의 온기를 느끼면서 사무실로 올라간다.


내 자리에 앉아, 소중하게 들고 온 모닝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 쌉싸름한 커피가 입안에 서서히 퍼지고, 곧이어 따듯한 기운이 목을 타고 내려가면서 온 몸을 녹이는 이 순간, 왠지 모를 해방감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나는 자유다.’


한 모금, 두 모금... 천천히 커피를 마시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일기장에 끄적이기도 하고, 들고 다니는 잡지나 책을 펼쳐 읽기도 한다. 뉴스를 팔로업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분노하기도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하고, 세상의 모든 걱정을 끌어안은 듯한 날도 있다.


어떤 날은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에 맞춰 꿀렁꿀렁 리듬을 타기도 한다. 매일 듣는 노래가 특히나 더 신나게 들리는 날, 몸을 들썩이지 않고서는 참기 어려운 그런 날에는 말이다.


오해는 마시라. 나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싶을 정도로 나에게는 더없이 멋진 남자와 그를 닮은 사랑스러운 아이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으면서, 하루하루 감사하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집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가 하고 싶은 때에, 내가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없다는 애로사항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한마디로 자유가 없다.


집에 있을 때면 나는 나 자신이 아닌 가족, 그리고 집안일에 내 시간과 에너지의 대부분을 쓰게 되는데, (그게 싫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나를 위한 시간을 내기 어렵다.


반대로, 출근하면 그때부터 나는 온전히 나와 일에 집중하고 신경 쓸 수 있게 되니, 비록 월급에 몸이 매여있는 미생이지만, 정신적으로는 홀가분하다.


게다가 내가 하고 싶은 것들, 내가 좋아하는 일들로 아침시간을 차곡히 채울 때 느끼는 이 자유는 정말이지 달콤하기까지 하다.


모닝커피 한 모금에 살림, 육아, 집안의 대소사에 관한 걱정은 싹 잊게 되고, 또 한 모금에 '와이프/엄마 모드'에서 '회사원 모드'로 스위치가 변경돼서, 일도 더 집중해서 할 수가 있으니, 나에게 출근 후 잠깐의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




어느 워킹맘의 멘탈관리법.

나만의 취향으로 이루어진 모닝 루틴을 만들어 하루를 충실하게 살 수 있는 열정과 에너지를 충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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