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에도 근력이 필요하다
출근하고, 온전히 혼자가 되어 책상에 앉았다. 모닝커피 마시면서 모닝 루틴을 하는 동안 잠시 느끼는 자유와 여유, 다 좋다.
그렇기는 한데, 회사도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곳이라 사람 스트레스, 업무 스트레스 등 다양한 종류의 스트레스가 도처에 잠재하고 있다는 것은 안 비밀이다.
스트레스가 지뢰처럼 깔려있는 회사생활 속에서도 나는 직장 동료나 후배들로부터 종종 멘탈갑이라 묘사되는데, 10년 차 직장인인 내가 멘탈갑이라 불리는 비결이라고 짐작되는 바가 있으니, 그건 바로 점심시간 운동이다.
나는 원래 여러 가지 운동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대학생 때부터는 짐(gym)을 거의 매일 다녔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아침, 저녁 등 시간 되는 때에 운동을 했고, 일과 살림, 육아를 병행하면서부터는 아침/저녁 시간을 뺄 수가 없어 점심시간에 운동을 하게 된 것이 지금까지 9-10년째 점심 운동을 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로 짐 운영이 중단된 것은 매우 슬프지만, 이 시간 역시 오로지 나를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참으로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다닌 회사 모두 지하에 짐이 있었다. 나는 입사 day 1에 짐에 등록하고, day 2부터, 점심시간에 직장 동료나 상사와 밥 먹으러 가는 대신 짐으로 향했다.
빠르게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운동화를 신은 채, 머리를 높이 질끈 묶는다. 그 날의 플레이리스트를 골라 틀고, 그 날 내가 하고 싶은 부위의 근력운동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덤벨이나 바(bar)를 들고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밀리터리 프레스, 코어운동 등 그날의 동작을 천천히 하면서 거울을 통해 내가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집중해서 들여다본다.
바로 이 시간 동안, 그곳에 나만 있는 듯한 착각이 일어난다. 주변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고, 모든 신경이 나에게 집중된다.
세상은 없고, 나만 있다.
세상과 단절된 나만의 시간. 바로 내가 10년 가까이 점심 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운동을 오래 할 수 있는 시간도 아니고(길어야 30-40분 운동에 샤워하고 머리 말리는 시간이 10-15분), 내가 하고 싶은데로 하므로 제대로 운동이 되는지도 의문이지만, 그런 것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누가 보든 말든 내가 하고 싶은 운동을 내가 하고 싶은 방식대로 하는 이 자유를 온몸으로 향유하면서 온전히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이 시간을 가진다는 것만이 의미 있을 뿐이다.
샤워하고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사무실로 올라가면, 점심시간을 나를 위해 썼다는 벅차고 뿌듯한 마음에 기분이 좋고, 회사생활 전반에서 오는 스트레스로부터 영향도 상대적으로 덜 받게 되어 심신 모두 건강한 직장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강도가 조금 높은 스트레스를 마주하는 경우라도, 나에게는 매일 점심시간이 있고,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돌보면서 보내는 그 시간을 통해 스트레스를 잠시 떨쳐버리거나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는 일이나 사람과 거리두기를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스트레스=처리하면 될 것, 처리할 수 있는 것'
이렇듯, 나는 세상과 잠시 단절된 점심시간 동안 나와 내 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 멘탈을 단련시켜왔고, 이 멘탈맷집은 사회생활 10년 차 워킹맘인 나로 하여금, 웬만해서는 일하면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내 깊숙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단단히 버티어 주고 있다.
어느 워킹맘의 멘탈관리법.
하루 중에도 잠시 오로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나를 돌보면서 외부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도록 멘탈근력을 단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