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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urdoc Apr 02. 2017

프로 노마드 Neil씨가 메데인으로 간 까닭은?

그냥, 노마드 이야기 (1)

Neil Goldsmith는 치앙마이에서 알게 된 노마드 중 한 명이다.


그를 처음 만난 건 (이미 몇 차례 소개한) 매주 화요일 점심 열리는 Sri Faa레스토랑의 디지털 노마드 모임에서였다.


Neil의 첫인상은 '목발'이었다. 큰 체구에 목발을 짚고 들어오는 그를 보고, 치앙마이에서 오토바이 사고가 많다더니 그 경구나 싶었다.


이후 Neil이 리포트하는 노마드 생활에 대글을 보면 그의 사고 경위가 나온다.

http://www.ecomvoyager.com/my-motorbike-accident-in-chiang-mai-thailand/

아킬레스 건이 튀어나올 정도로 끔찍한 사고였다고 한다. 모임에서 봤을 땐 다행히 수술을 잘 받고 회복 중이었다.


그가 얘기하는 사고의 원인은


1. 그의 체구보다 너무 작은 오토바이를 빌린 것과

2. 오토바이를 타본 적이 없음에도 완전 자동이 아니라 반자동(아마 오토바이 기어에 대한 얘기인 듯하다) 오토바이를 빌린 것 등을 얘기한다.


다행히 수술비용은 Neil이 미리 들어놓은 여행자 건강보험으로 수술비를 모두 커버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한 달에 70달러 남짓이라고 하니 장기 체류할 노마드에겐 필요한 지출이 아닐까 싶다.


비단 노마드의 경우뿐 아니라 여행객 중에서까지 치앙마이에서의 오토바이 사고는 빈번한 듯하다. 치앙마이에 도심에서 조금만 오토바이를 타고 나가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장소들이 많은 관계로 자유로운 여행을 위해 오토바이를 빌리곤 한다. 하지만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여행지에서의 교통사고는 수습 과정까지 정말 골치 아픈 리스크이다. 비용은 둘째치고 한국과 같은 의료시스템과 기술을 기대하기 힘들다. 오토바이로 다니는 자유로움은 없겠지만, 이곳엔 썽태우와 같은 좋은 교통수단도 있다. 가급적 자전거와 썽태우 정도로 안전하게 돌아다니는 게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한다.

Neil이 치앙마이로 온 게 8월 중순이었으니 이 곳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교통사고를 당한 듯했다. 그 날 모임에서 처음 본 이후로 Niel은 우연찮게 자주 마주쳤는데, 특히 매일 나의 아침식사를 책임져준 Healthy B Cafe에서 샐러드를 먹고 있다 보면 Neil도 한 켠에 목발을 세워두고 아침을 먹고 있었다. 그도 이 곳의 단골인 듯했다.

매일 아침을 든든하게 시작할 수 있게 해준 Healthy B Cafe의 샐러드




필자가 한국으로 돌아온 후 페이스북으로 치앙마이에서 만난 노마드의 근황을 보다 보니 Neil이 플로리다의 본가를 들렀다가 콜럼비아의 메데인으로 옮긴 것을 알 수 있었다.


메데인은 이전 디지털 노마드의 행선지에 관한 글에서도 언급된 노마드들에게 꽤 선호되는 도시이다. 버스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따뜻한 날씨, 그리고 최근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스타트업 등이 장점으로 꼽히는 곳이다.

https://brunch.co.kr/@nonfictionlife/19


Neil이 메데인으로 간 까닭은...


치앙마이를 정말 좋아하는 그가 메데인으로 옮긴 이유에 대해서 언급해놓은 게 재밌었다.


그가 온라인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디서든 살 수 있어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 곳에 굳이 자리 잡을 이유는 없다. 3개월 반 정도 머무른 치앙마이를 떠난 것은 노마드의 라이프스타일을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계의 많은 도시 중에 메데인을 택한 좀 더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보면


2017년에 Neil이 참석해야 할 수많은 결혼식 때문이었다. 여행과 일을 병행하는 것과는 별개로, 인간관계를 다 저버릴 순 없다. 중요한 친지나 친구의 결혼식 참석하기 위해 미국 플로리다에서 지구 반 바퀴를 돌아야 하는 치앙마이는 너무 멀다. 콜럼비아의 메데인은 3시간 반이면 갈 수 있다.


디지털 노마드란 라이프 스타일이 자유의 상징인 듯 보이지만, 노마드로 산다고 모든 기존의 인간관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족과 친구들을 챙기기 위해 메데인에 당분간 머무르는 Neil은 노마드 생활에서 벌어지는 아주 현실적인 한 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런 면을 고려하면 디지털 노마드들이 선호하는 도시로 꼽히는 곳들 중 치앙마이, 발리, 호치민 등이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한국은 나름 노마드 생활에 유리한 로케이션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행 중에서라도 사정이 생기면 한국에 들르기에 크게 부담스럽진 않기 때문이다.



치앙마이 vs 메데인


Neil에 리포트하는 치앙마이와 메데인의 차이는 무엇일까.


1. 미국과 가깝다 - 이는 미국인으로서, 프로 결혼식 참석러로서 Neil에게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비행시간으로 3시간 반의 메데인과 28시간의 치앙마이는 큰 차이이다.


2. 메데인의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는 아직 성숙돼지 못했다 - 이전의 디지털 노마드들의 커뮤니티를 비교한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치앙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를 자랑하는 곳이다. 두 곳의 가장 큰 페이스북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를 비교해보면 10배 정도 차이가 난다(2017년 4월 기준) 아무래도 커뮤니티 면에서 메데인이 치앙마이를 따라오는 건 아직은 무리이다.

https://brunch.co.kr/@nonfictionlife/12


3. 주거비용은 메데인이 확실히 비싸다 - 치앙마이의 주거비용은 세계적으로 가성비가 좋은 곳이다.  Neil이 치앙마이 싼띠땀에서 머물던  콘도가 300달러 수준인데, 메데인에서 이 정도로 그와 같은 지을 구하긴 어렵다. 치앙마이의 콘도는 찾다 보면 끝없이 저렴한 곳이 나와 미니멈을 얘기하기 애매할 정도이다. Neil이 느끼기에 치앙마이에 비해 3~4배 정도 비싸다고 느끼는 메데인의 주거비용으로 인해 그는 매달 250달러 정도를 지불하고 셰어하우스에 머물고 있.


4. 메데인의 치안은 훨씬 위험하다 - 세계 최고의 치안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살다 보면 무감해지기 쉽지만, 세계엔 정말 위험한 곳이 많다. 한 때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로 유명했던 콜럼비아라면, 지금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상대적인 걸 감안해야 한다. Neil도 메데인은 치앙마이에 비해선 훨씬 위험하다고 한다. 도시 내의 위험한 구역을 알아놔야 되고, 어느 지역을 가던지 소지품에 주의해야 한다. 밤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어느 여행지에서건 마찬가지지만 여느 남미 도시와 같이 콜럼비아에서는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5. 메데인의 음식은 별로다 -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이싼음식부터 여행객과 노마드들을 위한 피자, 버거,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단까지 두루 갖춘 치앙마이는 음식에 관해선 그야말로 훌륭하다. 필자도 매일 아침 건강한 샐러드부터 저렴한 현지 음식 치킨 버거 디저트 등을 걸어서 닿는 거리에서 모두 먹을 수 있었던 치앙마이가 생각난다. 메데인의 음식은 이와 비교하기엔 무리인 듯하다.


6. 메데인의 날씨는 완벽하다 - 아무래도 덥고 습한 치앙마이 날씨에 비해서 메데인의 날씨는 훨씬 쾌적하다고 한다.


7. 영어는 치앙마이가 메데인보다 훨씬 잘 통한다 -  Neil은 여기서 다소 충격받았다고 하는데, 콜럼비아에서 그래도 쉬운 수준의 영어는 통할 거라고 했으나 그가 느끼기엔 불과 5% 정도만이 간단한 영어를 한다고 느꼈다고 한다. 콜럼비아에선 영어보다는 스페인어가 통용되다 보니 영어 사용이 불편한 점은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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