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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농호 상하이 Oct 30. 2022

상하이 건물을 덮은 초록 괴물

어떤 아웃테리어 못지않게 힘 있고 인상적인 넝쿨식물 테리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한 군데 뭉쳐있지 않으며 고르게 고르게 건물을 휘감은 초록이들을 보면 도대체 너희는 어떤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는 건지 궁금하고 신기하다. 이 호기심이 연구로 이어지면 난 과학자겠지만, 난 그저 느끼고 느끼고 그냥 그게 좋은 그냥 그런 사람.


넝쿨이 둘러싼 건물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건물이 매우 튼튼하게 지어졌다는 것과 오래되었다는 것. 네 앞에서 내 시간은 정말 찰나에 불과하겠구나.


옛 조계 지역이었던 거리는 반세기는 명함도 못 내놓을 만큼 오래된 가옥이 즐비하다. 한 세기 동안 상하이의 변화를 목도하고 있는 가옥들에게도 요즘처럼 썰렁한 거리는 처음이겠지? 이 고요함을 조금만 즐기렴. 너의 시간 앞에 이 고요함도 정말 찰나일 거야. 그렇지만 소중한 찰나가 모여 거대한 서사를 이루니, 나만 아는 나의 오늘의 찰나도 나는 있는 힘껏 진심으로 보낼 거란다. 날 좋고, 나도 좋은 그런 토요일 오전. 그거면 충분하다.


�타이웬루(太原路)와 용자루(永嘉路) 교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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