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집이 아닌 방문하는 장소로 남기를

by 농농이네


나는 병원에 자주 가는 편인 것 같다.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기 위해서 가곤 한다.

주기적으로 가서 여기저기 검진도 받는다.

가장 많이 들르는 곳은 이비인후과이고, 그다음은 안과이다.

기관지염과 안구건조증은 내 몸을 찾는 단골손님이다.

가끔씩 찾아오는 기관지염으로 인해서 멈추지 않는 기침은 정말 고통스럽다.

어릴 적에는 병원에 자주 다니지 않았었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는 스스로 잘 찾아다니고 있다.


수입이 많지 않은 내가 이렇게 병원을 투어 하며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의료보험 덕분이기도 하다.

나중에 의료 보험료가 고갈되면 어찌 될지 벌써부터 걱정된다.

그건 뭐 나중의 문제긴 하니까…

이용할 수 있을 때, 이용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자고 달마다 내는 의료보험비 아니겠는가?


나는 병원에서 고통을 통해서 안심을 산다.

이비인후과에서 내 코 깊은 곳에 기구를 넣거나 치과 스케일링을 하면서 턱이 빠질 것 같아도,

하고 나면 그래도 “이곳들은 문제가 해결되었구나"하며 안심한다.


건강 관리에서 병원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노력인 것 같다.

나는 그동안 건강을 걱정하고 염려만 하고 병원에만 의존했을 뿐, 많은 노력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먹는 것과 운동하는 것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한데 말이다.


건강을 위한 목적이 아닌 병원도 다니긴 한다.

주기적으로 보톡스를 맞기 위해서 피부과를 다닌다.

부위는 턱과 손이다.

턱은 저작근을 줄이기 위해서, 손은 심한 다한증이 있어서 보톡스를 맞는다.

이 둘 중에서 다한증 보톡스는 도저히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턱 보톡스도 아프긴 하지만 한쪽 턱에 3~4번 맞는 것으로 끝난다.

아픔을 느낄 새도 없이 빠르게 끝나 버린다.


거기에 비하여, 손에 맞는 다한증 보톡스는 좀 다르다.

각 손마다 20~30방은 맞는다.

거기에다가 한방 한방이 턱에 맞는 보톡스보다 고통도 심하다.

한방 한방 주사를 놓을 때마다 너무 아파서 눈을 질끈 감고,

이를 깨물어보지만 아픈 것은 똑같다.

시술이 전부 끝나고 나면 식은땀이 날 정도로 고통은 어마무시하다.


처음에 턱에 보톡스를 맞은 것은 이갈이 때문이다.

나는 이갈이가 심했었고, 많이 갈려버린 이 때문에 치과에서 턱 보톡스를 권유하여 맞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미용 목적이 더 큰 것 같다.




작년에 받았던 건강검진에서 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나쁘게 나왔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약을 먹어야 된다고 하는데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고 한다.

의사가 말하길, 중성지방, 혈당 등등은 그래도 관리가 가능한 영역인데,

콜레스테롤은 그게 아니고 유전 탓이 크다고 하였다.


내가 나이 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일까?

관리의 영역이 늘어나게 되면 마음이 좋지 않다.

더 나이가 들게 되면 대체 몇 개의 약을 먹어야 되는 건지…


관리의 영역을 늘리고 싶지 않은 나는 우선은 약을 먹지 않겠다고 얘기하고

2~3달 동안 체중을 감량한 이후에 다시 병원에 찾아가서 재검사를 받겠다고 하였다.

뭐… 사실 큰 기대를 안 한다.

전문가인 의사의 말이 맞겠지…

나는 지금 먹는 약에서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약을 하나 추가해서 먹게 될 것이다.


콜레스테롤 약을 먹기 싫은 이유는 먹는 약의 가지 수가 늘어날수록 나이가 드는 것이 체감되기 때문이다.

탈모약을 처음 먹었을 때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감정이다.

흰머리가 나기 시작하는 사소한 것부터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외적, 내적인 변화들을 보며,

내 몸이 점점 더 자생적이 않게 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가 쉽지만은 않다.

세월의 흐름은 이길 수가 없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늘어나는 관리의 수가 늘어나고

내가 나이가 먹어간다는 지표들을 보면 마음이 씁쓸하다.


나는 앞으로도 나이가 들 것이고, 나이가 들면서 관리의 영역이 늘어나고

찾는 병원의 가지 수도 더 많아질 것은 명백하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내가 나중에 나이가 아주 많이 들어서 80세 정도가 된다면…

모든 것을 병원에 맡기고 병원에서 살게 될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병원은 방문하는 장소로 남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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