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에 대해서
쌍방향의 예의
과거의 한국에서는 상하관계에서의 예의가 크게 중시되었다. 특히 나이에 의해 위계가 결정되었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보다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인 존중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개인주의적인 사회로 변화하면서 그러한 당위적인 존중에 대한 인식은 많이 바뀌었다.
일부 사람들은 개인주의가 확산되면서 예의가 사라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반대로 사람들이 개인 간의 예의를 더더욱 지켜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수직적인 상하의 관계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인 개인 대 개인으로, 한 인격체 대 인격체로 판단하고 존중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기에 예의를 지켜야 되는 대상이 자신의 위계 사회에서의 윗사람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 대해서 지켜야 하는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개인주의 기반의 시민의식의 시대가 아닐까?
이렇게 예의의 개념이 변하게 된 이유는 것은 수직적 위계가 덜한 서구 문화의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의 정적인 농경사회에서는 나이가 많은 사람을 공경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사회가 변하는 속도가 빠르지 않았던 농경사회에서 나이가 들수록 가지게 되는 경험은 가치가 컸다. 그래서 나이가 지혜의 보증수표였고, 어르신들은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세상이 빠르고 끊임없이 변하는 시대에서는 과거의 경험과 지식만을 고집한다면 시대착오적인 사람이 될 뿐이다. 끊임없이 배우지 않는다면 뒤처질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다. 마치
거울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의 세상처럼 말이다.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하는 시대
이런 시대일수록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능력이다. 개인주의적인 사회가 된 만큼 타인에게 신경 쓰지 않게 되었고, 그 결과 자신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는 사람을 만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고, 자기 자신을 매일 한 번쯤 비춰보아야 한다.
그래야 타인을 존중할 수 있고,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