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앵 파를랑주, 『내가 여기에 있어』, 웅진주니어, 2020
"무슨 소리야. 네 주위에 얼마나 사람이 많은데." (31쪽)
"여기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 무관심한 도시의 거리에서, 너는 어떤 연인을 하나로 묶어 주었어. 가냘프고 여린 풀들을 행인들의 발길로부터 보호해 주었어. 누군가에게 비를 피할 우산이 되어 주었고, 지쳐 잠든 여행자의 머리를 받치는 베개가 되어 주었지. 둥지에서 떨어지는 알이 깨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받아 주기도 했어. 너는 토끼들이 강을 무사히 건널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느릿느릿 달팽이의 든든한 다리가 되어 주었어. 작은 쥐를 성난 새 떼로부터 지켜 주었고, 그 성난 새 떼를 노리던 무시무시한 이리들을 막아 주었지. 마지막으로, 아주 가까운 곳에서 여우 한 마리가 푹신한 네 몸에 기대어 자고 있어." (32-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