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마음이 지쳐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마음이 지친 이유는
- 자기들 업무인데 나 몰라라 하거나, 하는 척 시늉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의 태도
- 모두에게 착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정치하는 팀장 밑에서 각종 뒤치다꺼리와 악역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한 회의
- 저 사람은 세상 편해 보이는데 나는 또 왜 이러고 있지, 하는데서 오는 자괴감 등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사람들에게 화를 내고 또 이해가 안 되는 것들에 대해서는 팩트 체크를 하며 짜증내고 있었다. 그동안 착하게 살았는데 말이다.
마음이 지치니 다시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든다.
예전에 들었던 유사한 감정과 함께 퇴사 욕구가 타올랐다.
나는 왜 퇴사하고 싶을까?
마음 한 곳에서 퇴사하고 싶은 마음의 원인을 찾아냈다.
바로 복수심이다.
나니까 이 정도 했지, 어디 나 없이 잘해보라는 복수의 마음이다.
나는 딴 데 가니까 내가 하던 업무 이 회사 사람들이 계속하고 고생하면서 나를 생각해주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이다.
적어도 K기관을 복수심으로 그만뒀다.
원래도 그만 둘 마음이 있었는데, 들어가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나를 앉혀놓고 모든 팀장들이 모여서 본인들 업무를 마치 내 잘못인 양 난상 토론을 벌인 일이 있었다. 나를 가운데 앉혀놓고 팀장 7여 명이 건너편에 주르륵 앉아서 나에게 지적질을 했다. 무슨 인민재판을 받는 느낌이었다.
그때의 그 불쾌감이 다시 떠올랐다. 사표에는 복수심도 담았었다. '어디 두고 보자'는 식의 복수심. 이후 그 기관이 쇠락의 길을 걷고, 당시 그 사람들은 다 잘리고, 뉴스에도 오르락내리락하는 걸 보면서 엄청난 통쾌함을 느끼기는 했다.
지금은 그 수준은 아니지만 나는 다시 업무로 얽혀 있는 사람들에게 화가 나고 있다.
자신들 일인데 남의 일처럼 행동하는 사람들. 적반하장에 갑질 하는 사람들.
정말 왜 그러는 걸까?
이해가 안 되면서 퇴사로 해코지하고 싶은 나쁜 마음이 든다.
여기에 가족과의 갈등까지 겹치면 가족에 대한 복수심까지 커지면서 퇴사 욕구는 배가 된다.
가족에 대한 복수심은, '알아서 내 할 일 하고 있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왜 방해해?'에서 온다.
나도 참 나쁘다.
나는 이미 여러 번의 퇴사 경험이 있고, 복수심으로도 회사를 그만둬봤다.
마음 한 편의 복수심으로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은 정말 어리석다.
그런데 다시 예전의 까칠하고 할 말 다하는 한 성질머리 하는 나로 돌아가는 모습은... 싫다.
그러나 이 감정이 지속된다면 여러 번의 사건사고를 터뜨리며 또다시 한 성질머리 하는 나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과연 나는 퇴사 욕구를 어떻게 극복하게 될 것인가?
감정을 추슬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