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hadow Feb 15. 2021

휴가여도 맘이 편치 않은 휴가

2021 첫 휴가. 뭐했냐면...

연휴 다음날이라고 휴가를 냈다. 그런데도 마음이 편치 않다.


계속해서 회사에서 메일이 오고 있다. 연휴기간에도 끊임없이 메일이 오갔다. 애써 오고 있는 메일을 외면하고 있지만 출근하면 처리해야 할 일이 쌓여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불편하다.


어디 갈 곳이 없다며, 혹은 대외적으로 보이기에 일을 열심히 하는 척하려고 휴가를 안 낸 사람들이 많다. 뭐 선택의 자유이지만 휴가를 낸 나는 휴가를 안 낸 그들이 신경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라 어디 가기도 무엇하다. 일단은 휴가를 만끽하고자 짐을 바리바리 싸서 나오긴 했지만, 막상 갈 곳이 없다. 가장 만만한 카페에 앉았다. 백수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처럼 멍을 때리거나 책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거나,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다. 저들도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걸 해야겠다. 내가 잘하는 것.

정처 없이 돌아다니기.


오늘따라 바람이 너무 거침없다. 다시 카페로 들어가야겠다.


몸을 녹이고 있는데 잠시 뒤 회사에서 카톡이 왔다. 휴일인데 미안하다며 아주 간단한 걸 묻는다.


이 밤에도 메일은 계속 오가고 있다.

누구 약 올리는 것 같다. 나도 그들을 약 올리듯 애써 외면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 혼자만의 세상에서 아무것도 안 할 권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