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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큰 May 23. 2022

뒷이야기 #1 글 제목에 대하여


도서관 산책을 주제로 글을 쓰려고 대충의 목차와 계획을 짜둔 나에게는 한 가지 큰 고민거리가 있었다. 좀처럼 이거다 싶은 제목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었다.

처음엔 도서관 산책을 갔다 와서 쓰는 일기니까 그냥 ‘도서관 산책 일기’라 불렀고 그대로 제목으로 쓰려고 했다. ‘도서관’, ‘산책’, ‘일기’, 모두 내가 좋아하는 단어로 이루어진 데다가 왠지 담백한 느낌이 들었으니까. 제목이 담백하면 글도 담백하게 써질 것 같았고.

그런데 내 주변 사람들 반응은 이랬다. 제목이 심심하다 못해 따분하다고. ‘도서관’, ‘산책’, ‘일기’, 모두 이제는 좀 식상해진 단어로 이루어졌대나 뭐라나. 내 생각에는 화려한 제목 일색인 요즘 글들 사이에서 오히려 튈 것 같았는데….

아무튼 이왕 시작하는 거 아주 그럴싸한 제목을 붙여주고 싶은 욕심만 자꾸 커져갔다. 


그러던 어느 날, 에라 모르겠다, 제목이고 뭐고 나중에 정하고 일단 오늘도 도서관까지만 걷다 올게, 하며 가족에게 인사하고 나가던 나는 순간 멈칫했다. ‘도서관까지만 걷다 올게…? 이 말 나름 괜찮은데?’ 그리고 제목으로 정해버렸다.

뭐 그거나 그거나…라고 하신다면 할 말은 없다. 어쩌겠어요, 제 작명 센스를. ㅠ  부디 제목보다는 훨씬 더 센스 있는 글을 쓸 수 있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n


© frederickjmedina,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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