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로 여행 가기 16

2018. 12. 27. 방콕

by 시골할머니

처음엔 방콕에 사흘만 있으려고 이 호텔을 예약했는데, 다음에 갈 곳을 못 정한 상태로 연말연시에 이동이나 호텔 예약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아예 방콕에 며칠 더 있기로 했다. 더 예약하려니 이 호텔엔 방이 없어서 딴 곳에 숙소를 잡았다. 체크아웃하는데,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차가운 생수를 두 병 가져다준다. 떠나는 사람에게도 이렇게 세심하게 신경을 써 주니 다음에도 또 오고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든다.


버스를 타러 걸어가는데 누가 "안녕히 가세요." 하길래 보니 어제 그분이다. 길 옆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계셨나 보다. 인연이 있어 다음에 또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우리가 시원한 음료수 한 잔 사 드려야겠다.


우리가 방콕에서도 버스를 타고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건 VIA BUS라는 방콕 버스앱 덕분이다. 태사랑이라는 카페에서 얻은 소중한 정보이다. 구글 지도의 버스 정보는 좀 부정확한 것 같다.


다행히도 다음에 묵을 호텔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다. 방콕에서는 정류장에서도 손을 들어야만 버스가 선다. 타서 자리에 앉으면 차장이 와서 요금을 받고 버스표를 준다. 신기하게 사람이 많아 복잡할 때도 새로 탄 사람을 정확하게 찾아가서 요금을 받는다. 에어컨이 있는 버스라서 한 사람이 13밧이다. 버스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 무료버스도 있다고 한다.


차장에게 가는 곳의 위치와 이름을 구글 지도로 보여주었다. 버스 안에서도 구글 지도를 보고 있다가 내리면 잘못 내릴 염려가 없다. 스마트폰 없을 땐 어떻게 다녔나 싶다. 그땐 여행안내책자 하나 들고 지도 보며 찾아다녔는데, 지금은 인터넷만 연결되면 정보는 넘쳐난다. 무거운 책자나 지도보다 현지 유심이나 와이파이가 훨씬 더 유용하다. 유럽보다도 베트남, 태국이 인터넷이 더 잘 발달된 듯한 느낌이다. 우린 유심을 사지 않아서 이용하지 못했지만 , VIA BUS 앱으로 보면 현재 버스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버스 위치도 볼 수 있다.


새로 옮긴 호텔은 아직 정식으로 오픈도 하지 않은 새 건물이다. 직원들이 아직 서툴지만 무엇이든 도와주려 애쓰며 친절하다. 주변은 관광지역이 아닌 서민들이 사는 동네인데, 5분만 걸어 나가면 큰 로터리가 있는 큰길이고, 좀 멀지만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BTS 역도 있다.


주변을 탐색할 겸 BTS 역까지 걸어갔다가, 구글 지도에서 찾아낸 현지인들이 줄 선다는 식당을 찾아가 저녁을 먹고 빙수까지 사 먹고 왔다. 현지 방송에서 취재도 한 집인지 방송에 나온 사진이 걸려있다. 손님은 전부 현지인이고 관광객은 한 명도 없다. 우리가 가서부터 밥 먹는 내내 계속 음식을 포장해 가는 사람들 줄이 끊이질 않는다.


메뉴는 두 가지 뿐인데, 이걸 사가는 사람이 더 많다.


선짓국이라고 해야 할까, 기본 30밧짜리 국에다 올리는 고명을 한 가지씩 추가하면 5밧씩 값이 올라가는 것 같다. (메뉴사진을 보고 추측한 결과)

우린 메뉴사진에 있는 여러 가지가 올려져 있는 50밧짜리를 먹었다. 아마도 모든 옵션이 다 추가된 듯. 다행히 메뉴 사진이 있었지만 영어는 한 마디도 없었다. 국 안에는 닭고기도 한 조각 있고, 닭똥집, 메추리알, 죽순, 그리고 선지가 들었는데, 선지가 정말로 신선하고 부드럽고 맛있다. 밥이나 국수가 없이 이것만 먹는데, 그 대신 뭔지 모르겠는 해초 같은 것이 들었다. 제비집 비슷한 질감인데 설마 그건 아닐 테고.



또 하나의 메뉴. 붉은소스 돼지고기


또 한 가지 메뉴는 돼지고기에 붉은 소스를 뿌려 밥과 같이 먹는데, 나중에 보니 이 메뉴를 하는 식당이 많던데 아마 이 집 소스가 좀 맛있다고 알려졌나 보다.

혼자 온 할아버지, 중년 부부, 할머니 손잡고 온 꼬마, 현지인 가족들이 여기서 저녁식사를 하느라 빈자리가 없다.


이름은 모르지만 순댓국 같은 메뉴가 맛있었다.

재밌는 건, 먹고 있는데 바로 옆으로 기차가 지나갔다. 먹고 오는 길에 보니 플랫폼이 있고 조그마한 역이 있다. TV에서 본, 기차가 지나갈 때 물건을 치우는 시장은 아니지만 , 손 뻗으면 닿을 듯이 기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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