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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원 Jan 05. 2019

올해의 목표

개발팀에 전달할 파일을 마지막으로 검토하다 보니 무언가 이상했다. '어떻게 한 폴더에 동일한 파일이 같이 있지?' 고민하다 보니, 파일 하나에는 20190103이라고, 그리고 또 하나에는 20180103이라고 적혀있었다. 내 뒤에 앉아 있는 친구는 아직 새해가 온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양이다. 우리 같이 2019년을 반겨줍시다, 하고 날짜를 바로 고쳐두었다.


나는 퍽 미련이 많은 사람이다. 2013년의 일이었다. 2013년의 6월, 은행 창구에서 서류를 작성하고 직원에게 넘겨주니, 창구 직원이 웃으면서 말했다. "고객님 연도 표기를 잘못하셨어요..." 돌아온 서류 뭉텅이에는 모두 2012년 6월이라고 적혀있었다. 2012라고 써놓은 것을 찾아 위에 두 줄을 긋고 성급하게 2013이라고 수정했던 부끄러웠던 순간을 기억한다. 그해의 나는 전년도에 무슨 미련이 그렇게도 많이 남아서 6월이 되도록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지 못하고 있었는지. 이랬던 내가 고작 1월에 다른 사람의 새해 감각을 바로잡아주고 있다. 타인의 잘못을 지적했으니 적어도 올해의 나는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야지. 올해는 2019년이다, 2019년이 되었다, 곱씹는다.




올해는 연도 표기를 실수하여 얼굴이 빨갛게 익지 않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돼지의 해라고 하니까, 이왕 돼지가 될 거라면 건강한 돼지가 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참, 황금 돼지의 해라니까 한 가지 더 붙이자. 건강하고, 부자인 돼지가 되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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