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은 이제 끝?
어렸을 때부터 주위의 반응으로 재능 그 비슷한 게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나 정작 스스로는 평생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부족함만을 느껴왔다. 글이야 워낙 잘 쓰는 분들이 많은 분야다 보니 어정쩡해 보이는 재능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글을 주된 업으로 삼는 직업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그저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대학 입시 때에는 논술로, 진로를 찾을 때에는 기자나 언론 홍보, 그리고 취업 준비 기간에는 자기소개서로.
그러나 이끌림이라는 게 있는 건지, 누군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블로그에 혼자만의 생각을 정리하며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다. 이때 내 글을 읽은 친구가 브런치스토리에 도전해 보라며 새로운 기회를 알려주었다. 짧은 고민 끝에 도전했고 두 번의 탈락 후 드디어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었다.
어설프게나마 작가로 활동하며 '작문은 배출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얽히고설킨 마음속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가는 기분이었다. 이때부터 글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이라고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역 같은 회사생활로 진로 고민이 나날이 깊어지면서 자연스레 관심을 더욱 갖게 되었다.
요즘 유행 중인 '챗gpt로 사주 보기'를 해보았다. 나는 감정의 변화와 생각이 많은 성격으로, 글로 적절히 풀어주어야 하고 그래야 버틸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좋을 대로 해석하는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나름 느꼈던 대로 말해준 것 같아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약 한 달 전 방향을 정한 날, 정말 행복했다.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묵직한 행복이었다. 고등학교 이후 약 15년 간 뿌옇기만 했던 눈앞이 이제야 개는 것 같았고, 목적지가 정해진 순간부터 그저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는 사실이 이렇게 희망찬지 몰랐다.
아직 어떤 식으로 진로를 풀어야 할지 전혀 모르겠고 또 그만큼의 재능이 있는지, 이 길의 끝이 행복할지 의구심이 계속 생기지만 더 늦기 전에 도전해보고 싶다. 지금은 단순히 나만의 이야기를 나만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지만, 그저 감정 표출의 단계를 넘어 같은 감정을 느낀 사람들을 어루만져주고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의 글을 쓰고 싶다.
앞으로 활발히 글을 쓰며 미래를 위한 기반을 다지려 한다. 그리고 인생의 큰 줄기가 될 기회를 준 브런치스토리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