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튼, 일상을 살아갑시다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회사 동료가 있습니다.
워킹맘이시고, 아이들을 키우고 계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회사일에서도 책임감과 열정이 있으신 분이시죠.
심지어 집안도 좋으셔서 남편분과 일구신 부도 꽤나 있으십니다. 잘 버시는 만큼, 소비도 엄청나시긴 하십니다.
저희 회사엔 조직 만족도 평가를 연간 행사로 진행합니다. 객관식/주관식이 있습니다.
오히려 이 장치 덕분에 리더들이 함부로 직원들을 대하지 못하는 시즌이 생기기도 하지요.
어느 정도의 익명성 또한 보장됩니다.
저의 동료가 중간관리자다 보니, 이번 익명성에서 관리자로서의 역할에 대해 지적하는 글을 받게 되었습니다.
당사자는 본인저격글로 받아들였지요.
동료가 노력하는 부분을 저도 옆에서 보면서
지내왔기에 안타까웠습니다.
익명성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필력이 그 사람들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가장 문제가 많았고, 본인들끼리 치졸한 싸움을 진행하며 불만이 생긴 사원들이었습니다. 업무적이기보다는 감정 섞인 글들의 지적글이었습니다. 아무리 큰 의미 없는 지적(평소 행태가 좋지 않았던 사람들의 블라인드글)이라 할지라도 마음이 상하셨을 겁니다. 저라도 그랬겠고요.
평소 늦게까지 업무를 보시던 분이, 그날만은 일찍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 생각이 드셨다고 합니다.
“우리 집 애들 학원 가기 전 뜨끈한 밥이나 지어주자”
“남의 집 애들 불란에 끼어, 팩트체크하고 , 중재하고, 모두에게 공정하게 면담의 기회를 준 것이 모두 부질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갑자기 일찍 와서 밥을 지어주는 엄마를 향해,
둘째 아들이 물었다고 합니다.
“어쩐 일이야.?”
“응, 엄마가 오늘 회사에서 속상한 일이 있어서 좀 일찍 퇴근했어”
“꼰대상사 때문이야....?! “
”상사는 아니고, 동료이자 관리하고 있는 사람들~“
”내가 가서 다 때려줄게!!!!!!!! “
그렇게 자식을 통해 집에서 큰 위로를 받으셨다고 합니다. 말은 때로 따뜻한 담요 같기도 하고, 가시 돋친 무기 같기도 합니다. 누구나 살면서 상처를 받지 않고 살 순 없지요. 그러나 다른 데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면 그만이겠습니다.
몸 담고 있는 집단이 참 중요합니다. 자기 객관화가 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 들어가면 물들기 마련입니다. 40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사람들임에도, 누군가의 부모이기도 하면서 마치 사춘기 학생처럼 어설프고, 감정적입니다. 교묘히 본인이 유리한 쪽으로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같은 나이임에도 주변에 가까이 두는 사람들이 가정을 먼저 생각하고, 본인 삶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확실히 아는 사람들이라면 또 그렇게 함께 물들어 가는 건가 봅니다.
올해도 세 달 남짓 남았네요.
한 해의 정리, 주변 정리가 필요하겠습니다.
내가 쓰는 공간도, 내가 쓰는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도 말이죠.
암튼 , 내가 원하는 시간 동안
내가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행복하세요.
전 그러기 위해
근로소득 외에
기본적인 경제적 자산을 세팅해 놔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회사 일로 타격감 없는 사람이 되려면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