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방송작가의 살아남는 법에 대한 이야기
안녕하세요, 노파입니다
앞서 방송작가가 되는 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 드라마작가는 어떻게 될까요? 드라마작가는 드라마작가라고 하지 방송작가라고 하지 않듯, 드라마 작가는 앞서 말씀드린 방법으로는 될 수 없습니다.
드라마 작가도 초반에는 자리 굳히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일단 입봉 후에는 구성작가보다 훨씬 유복하고 훨씬 덜 불안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또 달라지긴 했지만, 한때는 드라마 작가의 이름이 스텝 스크롤 가장 앞에, 혹은 가장 늦게 나왔습니다. 드라마의 왕은 피디가 아니라 작가라는 뜻입니다. 물론 이 바닥에서도 정규직 피디와의 기싸움이 치열하긴 하나, 프리랜서가 정규직 고용주와 기싸움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드라마 작가가 쥔 권력이 막강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 당연스럽게도, 방송작가를 할거면 구성작가 하지 말고 드라마 작가를 하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으나, 왕대접을 받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드라마 작가는 입문부터 쉽지 않습니다. 최근 가장 보편화된 진입 방법으로는, 방송국이나 작가협회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에 수년간, 수백만원의 돈과 시간을 들여 다니면서 드라마 공모전을 준비하든가, 아니면 그곳에서 소개를 받아 기성 작가 아래 보조작가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카데미 시스템은 최근에 생긴 트렌드이고, (혹은 장삿속이고) 기성 작가들은 대부분 혼자 공부해서 드라마 공모전으로 입상해 작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지금도 가능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보조작가로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기회를 엿보는 것보다 공모전으로 한 번에 입봉하는 것이 당연히 더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턱이 굉장이 높습니다. 문턱이 높아서 남의 밑에 보조작가로 들어가는 길을 택하는 겁니다.
하지만 어찌됐든, 공모전 입상이라는 이 높은 문턱을 넘기만 한다면 우리도 노희경이나 김은숙 작가처럼 승승장구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답은 이미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매년 수십, 수백편의 드라마들이 제작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작가는 고작 이 두 사람 정도입니다. 간신히 공모전에 당선이 되어도 계속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극본을 쓰며 확고부동하게 자기 자리를 잡는 작가들은 더더욱 소수에 불과합니다. 바로 이 점이 다들 구성작가로 몰리는 이유입니다.
순수 문학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해 방송작가가 되려는 것인데, 마치 대학 입학하는 수준의 노력을 들여야 겨우 진입 정도 하게 됩니다. 당선이 된다 하더라도 자신의 극본이 드라마로 제작되는 일은 극히 드물고, 대부분은 방송국 인턴 작가로 들어가 다른 인턴작가들과 또 살아남기 경쟁을 벌여야 합니다. 오히려 공모전 당선 후부터 실사판 오징어 게임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구성작가를 하는 것입니다. 최저시급이나마 진입하는 순간 월급은 받을 수 있고, 드라마 작가만큼 필력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러나 그런 구성작가의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는 이미 말씀드렸으니, 차라리 대출 잘 나오는 중소기업에 취직하셔서 취미로 공모전 준비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프리랜서 생존전략 No.19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다면
일단 취직을 해 생활을 건사하면서
짬짬이 공모전을 준비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