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사는 중입니다

[일상쓰기] 나로 사는 방법

by NO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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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노파입니다.

오늘은 신년 계획에 대해 말씀을 드려볼까 합니다.


대체 왜 그렇게 사니?

30대 때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대체 왜 그렇게 사냐?' 였습니다. 그 정도 공부했으면, 그 정도 학교 다녔으면, 그 정도 남자와 결혼했으면, 남들처럼 회사 다니면서 애 키우고 살면 되지 않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무례하긴 해도 궁금할 법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고민한 질문이었고, 한동안은 제 자신조차 왜 이렇게 사는지 이해가 안 됐기 때문입니다. 대체 나는 왜 남들처럼 회사 다니면서, 애 키우면서, 그렇게 못 사는 것일까?


나는 왜 남들처럼 못 살까?

그런 삶을 시도를 안 해본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번번이 이렇게 살다간 죽고 말지, 하는 생각에 회사를 뛰쳐나왔습니다. 수출입은행에 다닐 때는 밤마다 빌었습니다. 지금 눈 감으면 이대로 눈뜨지 않게 해주세요. 정말이지, 아침마다 눈을 뜨는 것이 싫었습니다. 매일 그런 끔찍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그 정도로 싫어하는 일이라면, 버리는 것이 맞습니다. 그 정도로 참을 수 없는 일상이라면, 바꾸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 삶을 요구하는 배우자라면, 갈라서는 것이 맞습니다. 고달플지라도 나로 사는 것이 남들 보기 좋은 모습으로 죽어가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입니다.


그날의 사건

그래서 저는 '나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탐색하며 30대의 대부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정말 세게 부딪히는 일이 있었습니다. 2년 전 겨울, 저는 말 그대로 SUV에 세게 부딪혔고, 다음날 눈을 떠보니 병원이었습니다. 팔은 부러져 있었고, 무릎은 인대가 나갔고, 간과 머리는 조금씩 찢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저보고 자꾸 천운인 줄 알라고 했습니다. 제 인생의 천운을 그날 다 끌어다 쓴 거나 다름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니, 대체 내 천운을 대체 왜 여기다.. 라고 생각했으나 사고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니 경찰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브레이크를 미처 밟지 못한 버스가, 제가 차에 부딪혀 떨어진 곳 바로 위를 아슬아슬하게 굴러갔던 것입니다. 만일 제가 조금만 위쪽으로 떨어졌다면, 버스는 제 머리를 밟고 지나갔을 것입니다. 말 그대로 천운이었습니다.


나는 나답게 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삶으로 되돌려보내진 후 저는 한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바로, 누구에게도 흔들리지 않는, 시몬스같은 삶을 살아야겠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해결돼야 했습니다. 하나는 집이고 다른 하나는 일입니다. 집이 없으니 1년 내지 2년마다 낯선 곳, 낯선 환경에 강제로 떨어져 적응을 해야 했고 적응이 좀 될만 하면 다시 새로운 거처를 구하기 위해 두세달을 전전긍긍하며 낯선 곳을 헤집고 다녀야 했습니다.


일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밤을 새워가며 다른 사람들이 말할 글을 쓰거나 그렇지 않으면 피디나 방송국 이름으로 나가는 글을 써야 했습니다. 그나마도 6개월마다 계약을 갱신당하며 언제든 손가락을 빨 준비를 해야했습니다. 집과 일, 이 두 가지가 해결되지 않으면 영원히 다른 사람들에게 흔들리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집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집을 사겠다는 일념으로 팔에 깁스도 풀기 전부터 기꺼이 방송국 노예 생활을 받아들였고, 그렇게 악착같이 일을 하고 돈을 모은 끝에 작년 여름 드디어, 누구도 흔들 수 없는 제 명의의 집을 갖게 됐습니다. 물론 거실과 안방은 은행 소유이지만, 어쨌든 이제 누구도 저를 2년마다 냉큼 꺼지라며 짐을 싸게 만들 수 없습니다.


참고로 집은, 부동산으로 한밑천 잡아야겠다는 생각만 놓으면, 해 잘 드는 깔끔한 아파트도 제법 싼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물론 ‘싸다’는 개념이 상대적이긴 하지만, 같은 평수라면 저희 집이 서울 아파트 가격의 반의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숫자를 말씀드리면, 1억을 모으면 나머지는 대출받아 매매가 가능합니다. 또한 여러분이 충분히 가난하고, 사려는 아파트가 3억원 이하라면, (기혼이면 5억 이하) 정부기금으로 30년간 저리 대출이 가능합니다. 단 지금은 금리가 높으니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는 있습니다.


이제는 제 일을 하려고 합니다

집이 해결됐으니, 이제는 다른 사람이 흔들 수 없는 '내 일'을 하려고 합니다. 사실 일이 집보다 더 중요합니다. 일은 일상이기 때문입니다. 일상이 모이면 삶입니다. 즉 일은 내 삶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맞다면, 월급쟁이도 좋고 어디에 매인 신세도 좋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전하게 60세까지 매일 수 있는 일을 선망합니다. 그래서 그토록 많은 젊은이들이 공기업과 공무원 시험에 목을 매는 것입니다. 그런 삶도 훌륭합니다. 자신에게 맞다면 말이지요.


그러나 이렇게 매인 삶을 견딜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삶을 사느니 차라리 자다가 죽게 해달라고 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나를 실현한 수 있는 일, 즉 내 일을 해야합니다. 참으로 불행하고 황홀한 팔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 팔자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제 아침, 마지막 방송 원고를 송고한 후, 이제부터 출연자를 위한 글, 피디 이름으로 나가는 글은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앞으로는 제가 원하는 글, 제 이름으로 나가는 글만 쓸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게는 1월 5일인 어제가 새해의 시작이었습니다.


2023년 새해 계획

그리하여 저도 나름의 새해 계획을 세워보았습니다.


1. SNS에 매일 글을 한 개씩 올리기.

2. 날이 풀릴 때쯤이면 글쓰기 관련 영상을 일주일에 한 개씩 올리기.

3. 봄이 지나기 전엔 매일 쓴 글을 묶어 에세이 형식으로 된 글쓰기 책을 출간하기.


그리고 다른 분들의 글쓰기를 돕기 위해 수업도 계속할 예정입니다. 수강생분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한 권 쓸 수 있을 정도의 글쓰기 실력과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제 수업을 들으신 분들이 다들 자신만의 개성있는 문체로 매력 넘치는 에세이를 한 권씩 쓰시게 된다면, 강사로서 그만한 성공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렇게 살고 싶었습니다

쓰고 보니 뿌듯합니다. 저는 전부터 이런 일을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일상을 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대체 왜 이렇게 사느냐고 물으면, 이제야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나답게 사는 중이야, 라고 말입니다.


물론 저의 새해 계획이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도 크게 걱정은 없습니다. 안 되면 쿠팡을 뛰면 되니까요. 아, 얼마 전에 법정스님 영상에 좋은 대학을 나왔어도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하는 분이 계시길래 쿠팡 일용직을 한번 뛰어보라고 댓글을 남겼습니다. 그랬더니 베댓이 되었습니다. 베댓이란 거, 꽤나 신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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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들 어떤 새해를 계획하시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부디 새해에는 작년보다 기쁜 날들이 더 많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계획이 안 이뤄졌어도 너무 상심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그 사실을 눈치챘을 즈음엔 또 다시 새해가 와 있을 테니 아무일도 없었던 양 다시 계획을 세우시면 됩니다.


그리고 새해이니만큼 자신에게 작은 선물 하나씩 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제게 두 권의 책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한강 책은 저것만 안 읽어봐서 샀고, 황정은 책은 저걸 제일 좋아해서 샀습니다. 두 사람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한강은 가장 아름답게 쓰는 작가라서 좋아하고, 황정은은 가장 매력있게 쓰는 작가라서 좋아합니다. 둘은 전혀 다른 문체로,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저를 뼛속까지 흔들어 놓습니다. 세상 모든 작가들 중에서 언제나 소설가를 가장 경외합니다. 이들이 계속 글을 쓰는 한, 저는 쿠팡 일용직을 하더라 아름다움에 가 닿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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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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