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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PA May 14. 2023

파프리카를 키우는 마음은 고양이를 키우는 마음과 다르다

[노파의 글쓰기] 베란다 텃밭, 파프리카 키우기


안녕하세요, 노파입니다.


1. 이 웅장한 녀석은 제 자부심의 근원인 파프리카입니다. 작년 겨울에 파프리카를 먹다가 과육에서 씨앗을 뜯어내어 심어봤더니 30개 정도가 싹이 텄습니다. 네 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새싹 비빔밥을 해 먹었습니다. 네 개 중 가장 잘 자란 녀석입니다.





2. 파프리카 꽃은 고추 꽃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크기가 두 배 정도 됩니다. 사실 꽃술이 까만색이라 좀 징그럽습니다. 그 징그러운 꽃을 붓으로 문질문질해주면 수분이 되어 안에서 작게 열매가 맺힙니다.



3. 그 열매가 점점 커지며 꽃을 뚫고 나오면 이렇게 아기 파프리카가 됩니다. 엄청나게 귀엽습니다.


사실 파프리카는 고추처럼 쉽게 자라지 않고, 열매를 맺은 채로 꽃이 뚝뚝 떨어지는 일이 잦아서 이 정도 크기만 돼도 업고 다니고 싶습니다. 그래서 파프리카가 고추보다 비싼가 봅니다.



4. 고구마는 파프리카 옆에 있습니다. 고구마를 궁금해하셔서 한 번 찍어보았습니다. 고구마는 한 알만 심어도 스티로폼 박스를 다 덮는 기세로 자랍니다. 정말 무서운 녀석입니다.




5. 그런데 그 무서운 고구마 위에 제가 있습니다. 먹이 피라미드의 최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도 사방팔방으로 자라서 지나다니기 불편해져 뜯어먹기 시작했는데, 이젠 고구마 잎이 없으면 아침 샐러드거리 공수가 안 됩니다. 곧 파프리카도 샐러드 위에 올라갈 것을 생각하니 무척 설렙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식물은,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울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키우시면 안 됩니다. 애지중지 하는 마음은 똑같지만, 식물은 기본적으로 제 식량입니다.(관상용은 제외합니다) 그런 점에서 식물이 나를 키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식물을 애지중지 키우는 일은 나를 애지중지 키우는 일입니다. 꿈보다 해몽이 더 그럴싸합니다.


그럼 다들 자신을 애지중지 돌보는 일요일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


***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100038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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