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에세이] 해남 12일 차.

비오는 남해와 땅끝마을 최고의 맛

by NOPA


20250515 해남 12일 차.

3Q3DrDqd9I_01.jpg


#1.

비가 왔고, 비가 오는 바다를 찍겠다고 설치다가 바람에 우산 살이 부러지는 바람에 쫄딱 젖은 몰골로 숙소로 돌아와야 했다.


젖은 옷들을 모두 빨고 말리느라 오늘은 오후에 카페에 가지 못했다. 엊그제 사장님이 생강을 한 소쿠리 까서 요즘 생강차 맛이 기가 막힌데. 속상한 마음을 군고구마로 달랬다. 해남 군고구마는 정말 꿀이다. 초콜릿 안 먹은지 열흘 째다.

KakaoTalk_20250516_225135760_07.jpg?type=w1


#2.

생전 가보지도 않은 곳들은 이곳저곳 잘도 다니는 주제에, 음식점은 가던 곳만 계속 가고, 자리는 처음 앉은 좌석을 지정석처럼 앉는 걸 좋아한다.


모험을 즐기지만 내심은 편집광인지라 지금껏 보물섬과 진솔이네(땅끝해물탕횟집) 외에는 새로운 음식점에 가본 적이 없다.


편집증을 극복하기 위해, 땅끝에 온 지 12일 만에, 새로운 식당을 탐험했다. 등대 식당.

이 곳에서는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멍게 회덮밥을 시켰다.

KakaoTalk_20250516_225135760.jpg?type=w1


회덮밥은 다 비슷하게 신선하고 비슷하게 맛있는데, 반찬은 확실히 식당마다 우열이 있다.


이곳의 반찬을 맛 보는 순간 나는 이 집이 어떤 경지에 이른 곳임을 알게 됐다.


모든 반찬이 신선했고 깍두기는 가장 맛있는 단계에서 숙성을 멈췄다.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꽈리고추도 풀이 죽지 않아 아삭아삭 씹는 맛이 일품이다. 여기는 확실히 반찬을 재사용하지 않는 곳이었다. 국밥 달인의 혀는 속일 수가 없다.


반찬을 전부 개별 접시에 담아 내놓는 것에서부터 반찬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데, 모든 반찬을 메인 요리를 만드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는 뜻이다. 그러니 맛있을 수밖에.


맛에 대한 경의는 반찬을 다 먹어치우는 것으로 표한다.

리스펙트!

KakaoTalk_20250516_225135760_01.jpg?type=w1


나의 편집증이 이제 이곳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3.

그러나 덮밥으로 먹기에는 멍게보다 전복이 낫다.


멍게 덮밥을 맛있게 먹고 싶다면 뜨거운 밥을 처음부터 멍게에 비비지 말고, 차가운 멍게 먼저 야무지게 골라 먹은 후에 뜨거운 밥을 남은 해초에 비벼 먹는 것이 좋다.


맛의 세계에서는 온도가 생명이다.

국밥 달인의 말을 듣자.

KakaoTalk_20250516_225135760_08.jpg?type=w1


#4.

오늘의 바다.

미친놈이었음. 내 우산 작살 냄.

KakaoTalk_20250516_225135760_02.jpg?type=w1
KakaoTalk_20250516_225135760_04.jpg?type=w1


#5.

오늘의 돌.

외계인이 놓고 갔을 법한 납작 삼각 돌 주움. 완전 신남.

KakaoTalk_20250516_225135760_06.jpg?type=w1


**

가계부 12일 차

멍게 회덮밥: 15,000

군고구마 : 5,000

전복 뚝배기: 15,000

샐러드+계란: 4,900


***

운동 12일 차

다리 들어 올리기 216번

스쿼트 170번(무릎 다시 괜찮아졌음)

걷기 6,300보(우산 작살나서 못 걸음)


***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866949603

#노파의글쓰기 #어느날글쓰기가쉬워졌다 #글쓰기 #글잘쓰는법 #노파 #김수지작가 #에세이 #문해력 #어휘력 #북스타그램 #책리뷰 #서평 #감성글 #해남여행 #여자혼자여행 #땅끝마을 #한달살기 #남도한달살기 #해남한달살기 #땅끝마을맛집 #혼밥 #멍게비빔밥 #반찬의왕 #등대식당 #비오는남해






keyword
작가의 이전글[노파에세이] 해남 10일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