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영,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살면서 거쳐왔던 집들을 이야기하는 책인데, 문장이 단정하고 생각에 깊이가 있다.
단순히 집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을, 그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대구에서 가장 비싼 빌라에 살면서 불도 켜지 않은 방에 혼자 무릎을 세우고 앉아 있던 엄마,
어떻게든 좁은 월세방을 탈출하고 싶을 때 보게 된 한 뼘짜리 쪽방 속 노인.
그리고 작가로 사는 서러운 날들.
엄마를 말하면서도 아빠를 소외시키지 않는 섬세함이 있고, 가난에서 그치지 않고 그 너머를 이야기할 줄 안다.
작가의 전작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도 읽고 싶어졌다.
*
가만히 따져보니 홀로서기 후 집을 다섯 번 옮겨 다녔다.
세 개의 방과 한 개의 재개발 폐가, 그리고 지금 사는 집.
분당, 은평구, 금천구, 그리고 일산. 8년 동안 부지런히도 다녔다.
이제야 집이라고 할만한 곳에 3년째 머무는 중인데 다시 떠날 계획을 세운다.
사주쟁이마다 역마살이 있다고 하더니 집에도, 사람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팔잔가 보다.
좋은 가구도 사지 말고 정도 많이 주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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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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