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세계

무언가에 깊이 몰입한다는 것

by 마음은 줄리어드

아들 셋과 신랑은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를 관람 중이다. 딸은 아직 꿈나라고, 나는 계속 미술 관련 책들을 읽고 있다.


지난주부터 야구 센터에 큰 아이 둘을 보내고 있다. 우리 지역에 코로나가 주춤해지니 이제 다시 운동을 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감독님과 통화를 하는데 운동을 할 때 아이들 표정에 다 드러난다고 한다. 엄마 손에 이끌려 억지로 온 애는 표정에도 하기 싫은 표정이 역력하다는 거다.


야구 클럽에 보내달라고 몇 달을 졸라 졸라 야구 클럽에 간 우리 아이들은 신명 나게 야구를 하고 온다. 코로나 때문에 미루고 미룬 일이다. 기다리고 기다려서 야구 클럽에 다녀온 아이들 얼굴에는 '세상은 살맛 나는 곳이에요.'라는 표정이 드러날 정도로 신나 보인다.


내가 '기승전 야구'라고 놀릴 만큼 둘째 아이가 요즘 야구에 깊이 빠져 있다. 빠져 있는 것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그게 엄마인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다. 그래서 스포츠 신문을 하나씩 들여보고 가장 괜찮은 스포츠 신문을 넣은 지 한 주가 됐다. 아이는 신문에서 야구 선수들의 개인사도 엿보고 류현진의 어마어마한 연봉도 알게 된다. 류현진 선수가 4년에 740만 달러 정도의 연봉을 계약했다는 기사를 읽고 엄마와 함께 달러를 원화로 환산해보기도 한다. 그리고 그 금액을 4로 나누어 1년 치 연봉 (250억 상당)을 계산해본다. 살아 있는 수학 공부다. 아이 스스로 궁금해서 하는 계산.


미국 메이저리그 팀의 이름도 꿰차고 있으니 미국과 캐나다의 지명을 자연스레 익히기도 한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LA 에인절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그 외 숱한 팀명들을 아이는 노래하듯 하나둘 알아간다.


수학과 지리를 야구에서 배운다.


무언가에 깊이 몰입하다 보면 배움의 세계는 여러 길로 무한 확장된다. 요즘 내가 미술에 빠져 있다. 코로나 때문일 거다. 그림에 눈이 간다. 혼자서 집콕 박물관 놀이 중이다. 세계 여행이 막힌 지금, 세계로, 고대로 나홀로 여행 중이다. 양정무 님의 역작, <미술 이야기>를 읽어 나가니 역사와 지리가 보이고 세계사가 보이고 종교사가 보인다. 성경의 지명들도 그림으로 알아가니 더 재미있다. 성경의 에베소서와 고린도전서의 배경이 그리스 시대의 에페수스와 코린토라는 도시라는 사실과 역사적 배경을 미술사를 통해 배워간다. 아이들과 역사와 지리 이야기를 할 때 나의 배움들을 나눌 힘을 차곡차곡 키워나가니 기쁘다. 내가 좋아서 하는 미술 공부지만, 나만의 세계가 네 아이들의 세계로 확장되는 가능성을 믿는다.


우리의 세계는 오늘도 이렇게 무한대로 확장돼 가고 있다. 각자, 따로, 또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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