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종이 그 너머의 세계

유튜브 지상주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by 마음은 줄리어드

하루의 시간은 너무나 한정적입니다. 우리 어른들에게도 하루에 여러 개의 의무와 일을 해내기에 24시간이 모자라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2020년도 금세 이렇게 가버리니, 올해는 특히 코로나와 함께 텅 빈 채로 흘러가버린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별로 성취한 것도 없이 흘러간 시간에 대해 허무감이 엄습하기도 합니다.


아이들 양육의 큰 그림을 그릴 때 핵심은 다른 게 아닌 시간입니다. 하루에 정해진 24시간을 아이들이 어떻게 분배해서 쓰게 할 것인가, 그것은 부모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의 경우 네 아이들을 기르며 가장 최우선에 둔 시간 분배는 놀이에 몰입하는 시간입니다. 그러니 주변에서 아무리 선행 교육이나 영어 조기 교육을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놀기에도 하루 24시간은 모자라니까요.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시간과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양육의 요건이었습니다.


아이가 영상에 빠지지 않는 가장 큰 비결은 영상이 보고 싶은 욕구가 들지 않을 만큼 아이가 하고 싶은 다양한 놀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전 글에서 바깥놀이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실내 활동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이는 색종이로 장난감을 스스로 만들어 놉니다. 곤충을 숱하게 잡고 관찰하며 얻은 순간의 짜릿함을 색종이로 재구현해냄으로써 자신만의 놀잇감을 스스로 창조해냅니다. 이 모든 것에는 '실컷 놀아야 한다'는 저의 변함없는 교육 철학이 있습니다.


7세 때 처음 종이접기를 접했던 큰 아이는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인데 종이 접기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이자 특기입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곤충과 동물들을 스스로 도면을 낑낑대면서 익혀가며 접어왔습니다. 한 번 접기 시작하면 막히더라도 몇 시간씩 매달려 있곤 했습니다. 실패하면 다시 도전하고, 또 실패하면 다시 도전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이렇게 종이 접기에 몇 시간씩 몰입하는 아이를 끌고 선행 교육, 영어 조기 교육을 절대 할 수 없었습니다.

사마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

아이는 자기가 접은 소를 가장 자랑스러워합니다.

또 다른 사마귀입니다.

아이가 접은 사슴벌레입니다.

이 작품들 너머에는 종이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접은 아이의 노력들이 숨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책을 다 섭렵해서 미국 아마존에서 'origami'책을 직접 같이 찾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어제는 큰 형아가 공룡 한 마리씩 접어주니 동생들이 행복해합니다.


유튜브 영상이나 게임에 자녀가 너무 빠져 있어서 고민이신 분들, 다시 한번 아이의 하루 일상, 하루의 시간표를 짜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내 아이가 유튜브보다 더 재미있는 놀이에 몰입해본 경험이 있는가. 이 질문을 던져보시면서 아이의 하루를 재편성해보는 기회가 되시길 바랍니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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