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너무 사랑해서 슬퍼."
우리 딸이 어제 나한테 이렇게 말하며 눈물을 글썽이길래 왜냐고 물었다. 사랑하면 기쁘지 왜 슬프냐고도 물었다. 아이가 대답했다.
"엄마를 너무 사랑하는데 엄마 죽으면 다시 못 만나잖아."
"그래, 인간은 누구나 죽지. 엄마도 죽고 사랑이도 죽을 거지만 우리 천국에서 다시 만나 다같이 영원히 살 수 있어, 더 행복하게."
이렇게 아이를 위로했지만 말과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정작 천국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서 아이에게 확답을 하는 게 너무 미안했다. '아까운 인생, 진리 파악을 해서 천국에 대한 강렬한 확신을 안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지배하기 시작했다.
죽음과 이별에 대한 두려움은 어린 아이에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마흔 넘은 나에게도 예외없이 다가온다. 비행기를 탈 때마다 나는 극심한 추락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 떨어져 죽을 것 같은 공포심에 기도가 절로 나온다. '나 좀 살려 주세요. 이 땅에서 할 일이 많아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확신이 없지만 내 생사의 문제가 앞에 놓일 땐 하늘을 보고 부르짖게 된다.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영적인 존재, 기도할 수 밖에 없는 존재, 신의 구원을 갈구할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비행기를 탈 때마다 느낀다.
전 세계에서 추앙받는 신앙인이자 노벨평화상과 알버트 슈바이처 상의 수상자인 마데 테레사 수녀님이 이렇게 말했다.
예수는 당신을 매우 특별히 사랑합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침묵과 공허함이 너무 커서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고, 입을 움직여도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당신이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평생을 가난한 자를 위해 희생하고 신의 뜻대로 산 그녀도 신의 존재에 대해 의심을 품었거늘, 제대로 신의 뜻을 파악조차 해보지도 않은 내가 어찌 진리를 파악할 수 있겠는가. 확신할 때까지 구하고 두드리고 찾아야 한다. 딸에게 확신에 찬 어조로 천국을 약속하고 싶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 -마태복음 7장 7절~8절
우리나라 희대의 재벌, 삼성, 이건희 회장의 부친인 고 이병철 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책상 속에서 다섯 장짜리 빼곡한 질문이 발견됐다. 온통 인생의 의미,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들이다. 그의 사후에 발견된 질문에 차동엽 신부님의 답을 읽어보니 조금씩 눈이 떠진다. 세상 떠나며 눈 감을 때 의심하며 떠나기 싫다. 천국에 가는 길을 확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