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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은 줄리어드 Jun 19. 2021

활력과 무기력 사이

'나'와 '주부' 사이의 거리

해가 뜨자마자 새벽 4시 40분에 일어나서 그렇게 활기차게 집을 나서서 등산하고 자전거 탄 사람 맞나? 활력에 차 있던 나는 온데간데 없이 하루에도 어느 순간 한없이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   


산에서 발걸음을 한 걸음씩 내딛을 때는 그렇게 기분이 상쾌하더니 그 때가 바로 몰입 상태였다. 아무 다른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 상태. 산 속의 새소리를 즐기고 눈부시게 쏟아지는 찬란한 햇빛을 만끽하는 그 순간.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 느슨한 주말 오후가 되니 계속 분주하다. 조금만 누워 있고 싶어도 "엄마!" 부르는 소리에 귀가 터질 지경이다. 그러고 보니 주부로서의 일들이 나에겐 무척 지루하다.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굴레 속에서 내 역할을 해내야 한다. 도대체 몰입을 할 수 없으니 나에게는 무기력한 시간이다.


하루에도 여러 번 활력과 무기력 사이를 오간다.

하루에도 수십 번 몰입과 지루함 사이를 오간다.

하루에도 수차례 '나'와 '주부'라는 역할 사이에서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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