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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를 즐기고자 할 때 가장 조심할 것

사십삼년 동안 몰랐던 세상을 헤쳐 나아갈 때

by 마음은 줄리어드

첼로 레슨을 받은 지 한 달째다. 한 달 지난 실력에 욕심을 내는 건 과유불급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욕심이 난다. 내가 하고 싶은 수준 있는 연주곡들을 빨리 연주하고 싶다. 어쩌면 취미를 취미 자체로 못 즐기고, 취미마저 또 다른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도구로 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나 자신을 발견하고 급히 놀라 불타오르는 욕심에 브레이크를 걸게 된다.


첼로 선생님께 여쭸다. 내가 하고 싶은 곡들을 하려면 적어도 얼마나 걸리냐고. 적어도 3년이라고 했다. 3년이라니 굉장히 지겹게 느껴진다.


마흔셋에 시작한 첼로와 바이올린. 성취에 대한 열망과 스트레스가 순수한 몰입과 즐거움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지금 당장 세상과 작별하는 사람처럼, 남은 시간을 뜻밖의 선물로 생각하며 살아라" - 아우렐리우스-


현악기와 사십삼 년 동안 전혀 동떨어진 삶을 사는 사람이 현악기와 더불어 새로운 경험들을 해나가는 것 자체가 뜻밖에 주어진 선물이 아닌가.


자꾸 욕심이 날수록 멈춰서서 자신을 돌아볼 것.


그리고 시간..., 시간이 필요하다.
<앙코르>, 유리, 이야기꽃
천천히, 차근차근... 정성을 들인 만큼 소리가 날 것이다.
<앙코르>, 유리, 이야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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