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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유럽연구소 Aug 29. 2019

그린란드 안 판다고 정상회담 취소한 트럼프

제주도를 사겠다고 하면 어쩌지?

제주도를 팔 수 있을까?

만약 강대국 중국이 대한민국더러 제주도를 팔라고 한다면 팔 수 있을까요? 아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 하겠지요? 하지만 그의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는 사나이, 도널드 트럼프는 물었습니다. “그린란드, 얼마면 되겠니?”


그린란드는 (호주 빼고) 세계에서 가장 큰 섬입니다. 어렸을 적에는 그린란드Greenland가 초록색으로 된 독립된 나라인 줄 알았는데 둘 다 땡. 북극 바로 옆에 있는 빙하 섬으로 초록색이 아닌 흰색에 가깝고, 자치를 하기는 하지만 덴마크 영토입니다.


트럼프는 왜 얼음덩어리 그린란드에 갑자기 관심을 보였을까?


1.     지하자원

그린란드의 인구는 6만 명이 채 안되지만 면적은 남한의 21배에 이릅니다. 빙하로 되어 있으나 그 아래 원유, 천연가스 등의 천연자원 그리고 무엇보다 엄청난 양의 희토류가 매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희토류는 반도체 등 첨단 제품의 주원료가 되는데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과 일본만큼이나 뜨거운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중에 중국이 미국에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지요. 그린란드를 얻는다면 중국의 협박 따위에 겁먹을 필요가 없어지잖아! 희토류! 마이 프레셔스!


2.     중국 견제

거기다 중국이 그린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은 외교보다 비즈니스로 먼저 접근을 하는데 그린란드 공항 건설 등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면서 그린란드에 접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그린란드 빙하가 녹자 지하자원 개발의 가능성이 높아져 여러 나라에서 눈독을 들이는 것도 사실이고 중국 역시 국영 기업을 통해 그린란드 석유 채굴권에 대한 관심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2018년 초 시진핑은 일대일로를 북극까지 연장하겠다는 ‘북극 실크로드’ 구상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린란드의 위치를 보면 사실 덴마크보다 아메리카 대륙에 더 가깝습니다. 캐나다와 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으니까요. G2시대 미국 입장에서 보면 경쟁자 중국이 미국 바로 가까이에 접근하는 것이 불편하겠지요. 반대로 미국이 그린란드를 얻게 되면 북극 바로 넘어 러시아와 중국에 접근할 수 있으니 군사적으로 사정거리가 가까워집니다.


3.     트럼프 타워 지으려고?

또 모르지요. 그린란드에 트럼프 타워라도 짓고 싶은지. 8월 19일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합성사진을 올려 그린란드에 트럼프 타워를 짓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아무도 그런 생각 안 했는데 뜬금없이 올리니 설마…?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어요. 북미 정상회담할 때도 트럼프가 평양에 트럼프 타워를 짓고 싶어 한다는 소문이 돌았으니까요.

8월 19일 트럼프 트윗

지금 들으면 한 나라의 영토 일부를 통째로 사고 판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들리지만 과거에 이런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미국의 앤드류 존슨 대통령(1867년)과 해리 트루먼(1946년) 대통령 재임 시 그린란드 매입 논의가 있었고 1억 달러라는 구체적 액수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한화 1조 3천억 원 정도입니다.


워낙 추운 지역이다 보니 별다른 산업이 없어 그린란드는 덴마크 본토의 재정 지원에 의지해 자치구를 운영합니다. 트럼프는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매년 7억 달러씩 쓰고 있다며 그린란드는 덴마크를 갉아먹는 'hurting Denmark very badly' 섬이라는 표현까지 서슴치 않았습니다.


덴마크의 수상 메테 프리데릭센 Mette Frederiksen은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자치령으로 돈으로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말도 안 되는 소리(absurd!)"라고 일축했습니다.


트럼프는 프레데릭센의 답변에 불쾌함을 표시하며 “그냥 관심 없다고 하면 될 것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터무니없다. NOT NICE”하다며 예정된 덴마크 국빈방문을 취소했습니다.


덴마크를 비롯 이웃 북유럽 국가의 반응은 그야말로 어이가 없다는 수준입니다. “터무니없다”에서부터 트럼프의 대응은 “초현실주의”라는 말까지 평가가 다양합니다...(공통점이 있다면 다 부정적)


국빈방문이면 해당 부서에서는 거의 1년을 준비하는 일정인데 기분이 상했다고 한 마디로 취소해버리다니 트럼프는 정말 (한숨 한번) 말이 안 나오네요. 제주도에 관심 안갖기만 바랄 뿐ㅡ.ㅡ;;


제국주의 시대도 아닌데 힘세고 돈 많으면 다 되는 줄 아나 싶어 씁씁하기도 하고, 특이한 사람인 건 분명합니다. 그리고 노벨상도 멀어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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