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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유럽연구소 Jan 14. 2020

존 르카레, 전직 MI6 요원 첩보소설 작가

2020 올로프 팔메상 수상자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작가

존 르카레가 2020 올로프 팔메 상 수상자로 결정되었습니다.

존 르카레는 007 시리즈를 쓴 이언 플레밍과 함께 첩보 소설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작가입니다. <리틀 드러머 걸>,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스마일리의 사람들> 등을 썼지요. 르카레는 실제로 영국의 스파이 MI6로 일하면서 소설을 썼고, 세 번째 소설이 큰 인기를 모으며 인세가 쏟아져 들어오자 바로 사표를 내고 전업 작가의 길을 갔습니다.(나의 워나비!) 본명은 데이비드 콘웰이지만 스파이 시절 쓰던 필명, 존 르카레를 계속 쓰고 있습니다.


올로프 팔메 상, 반인종주의·인권·평화의 영역에 기여한 이에게

1986년 겨울, 암살자의 손에 세상을 떠난 스웨덴 총리 올로프 팔메의 정신을 기리며 팔메 재단은 매년 “반인종주의, 인권, 인류에 대한 이해, 평화, 공동안보의 영역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룬 자에게” 상을 줍니다. 

 

팔메 재단은 선정 이유로 “르카레는 문학의 형식을 빌어 개인의 자유와 인류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인류애를 담은 여론을 형성하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 그의 작품은 열강의 세력다툼, 다국적 기업의 탐욕, 시민의 건강과 복지를 담보로 무책임한 정치를 하는 부패 관료, 늘어가는 국제 범죄, 중동의 긴장, 유럽과 미국에서 힘을 얻고 있는 파시즘과 외국인 혐오에 대한 경고를 다루며 전 세계의 관심을 끌어왔다.”며 르카레는 “자유, 민주주의, 사회 정의를 위한 투쟁에 뛰어난 기여를 했다”라고 수상 이유를 전했습니다.

 

르카레는 인터뷰에서 처음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나일리가 없다. 말도 안 된다. 나는 팔메가 추구했던 어떤 가치를 상징하는 아이콘도 아니며 한 번도 어떤 투쟁의 전면에 선 적도 없다. 그러다가 한 문구를 보았는데 ‘팔메의 정신을 따르는 사람’이라는 말이 내 마음을 훅 치고 들어왔다. 내가 일하던 시기 서로를 파괴하려는 힘으로 가득하던 시기, 누구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 분위기에 팔메는 스웨덴 수상으로 세계 무대에 우뚝 서서 세계를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팔메에게 강한 연대감을 느낀다.” 고 말했습니다. 르카레는 올로프 팔메상으로 받는 상금(약 1억 1천만 원)은 모두 국경 없는 의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든여덟인 르카레는 무려 25편이 넘는 첩보 소설 이외에도 논픽션, 영화 각본 등 다양한 형식의 이야기를 썼으며 때때로 전 세계의 흐름과 파시즘의 등장에 대한 날카로운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르카레는 작품을 통해 영국 정부를 타깃으로 권력의 남용을 꼬집었고, 제약회사, 무기회사와의 거래를 소재로 삼기도 했지요. 최근에 나온 책이자 그의 마지막 책이 될 “들판을 달리는 요원 Agent Running in the Field”에서는 유럽 연합에 균열을 내려는 도널드 트럼프와 영국 정보국의 공모를 다뤘습니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유러피안으로 여긴다며 브렉시트BREXIT에 반대해왔습니다. 그는 아일랜드인인 할머니의 고향에 찾아가 영국 여권을 아일랜드 여권으로 바꿨다며, 이제 유러피안으로서 여행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영국 언론에서는 이 부분을 전하지 않았습니다ㅎㅎㅎ


맨부커 상 거절, 문학상을 두고 경쟁하지 않는다

그는 여러 상을 거절한 인물로도 유명한데, 영국 정부가 주는 모든 훈장을 거절했으며 그 유명한 맨부커 상 후보에 올랐을 때에도 문학상을 두고 경쟁하지 않는 다며 후보에서 빼 달라 요청했습니다. 

 


p.s.

르카레의 작품은 한국에도 여러 권 출간이 되었습니다. 그중 저의 추천작은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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