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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유럽연구소 Jan 17. 2020

고아에서 총리까지: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

나의 어머니가 나를 보살필 수 없었을 때, 사회가 개입했다

현재 스웨덴 총리인 스테판 뢰벤(Stefan Löfven)은 태어난지 10개월 만에 고아원에 맡겨져 양육가정에서 자랐다. 뢰벤의 양아버지는 벌목 작업자였고 양어머니는 재가복지사였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들과 딸이 있었고 뢰뷔옌은 이들과 함께 자랐다.


그의 어머니는 상황이 나아지면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뢰벤은 그의 엄마와 편지만 몇 차례 주고 받았다.


뢰벤의 양부모는 열정적인 사회민주당 지지자이자 당원이었고 식탁에서나 거실에서 아이들과 자주 토론하고 이야기했다. 스테판 뢰벤은 양부모의 생각을 자연스레 물려받았다. 아이스하키를 좋아하고 사투리 흉내를 잘 내서 사람들을 곧잘 웃게 했던 뢰벤은 13살에 지역 청년사민당에 들어가 활동했으며 이후 회장이 되었다.


그는 스무 살이 되어 처음으로 생모를 만났다. 그의 엄마는 어린 시절 그를 키우지 못한 것에 큰 죄책감을 갖고 있었지만 그는 오히려 “아이를 떠나 보낸 것은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결심이었을 것”이라고 위로하며 자신은 행복하게 살았다며 후회도 원망도 없다고 했다.


스테판 뢰벤은 어린 시절부터 공동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남을 돕는 일을 좋아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했지만 복지사 일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고됐고 성향과도 맞지 않아 대학을 중퇴했다. 이후 용접공으로 일하다 금속노조의 대변인이 되었고 이후 다양한 위치에서 능력을 나타내 총리가 되었다. 뢰벤을 오랫동안 봐온 가까운 사람들은 그를 두고 "가정적이며 좋은 친구이고 절대 배신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나의 어머니가 나를 보살필 수 없었을 때, 사회가 개입했다"

스테판 뢰벤 총리는 지난 2018년 아동권을 주제로 열린 유엔 고위급 회담에서 연설자로 나서 예외적으로 자신의 개인사를 밝혔다.

우리는 오랜 시간 실패를 거듭해왔다. 폭력적인 가정에 아이를 방치하고 좋지 않은 양육 가정으로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수많은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꿈꿔보지 못한 미래를 주기도 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그 아이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나의 어머니가 나를 보살필 수 없었을 때, 사회가 개입했다. 나는 사랑이 넘치는 양육가정에서 지낼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안전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었고, 오늘 여러분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얼마 전 한 학원교사가 용접공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서 한동안 말이 많았다.


스테판 뢰벤 현 스웨덴 총리는 용접공 출신이다. 과거 그가 금속노조 대변인으로 일하던 시절, 만나고 온 사람마다 금속 노조에 무척 똑똑하고 뛰어난 사람이 있다고 건너 들었는데 시간이 흘러 총리가 됐다.

<북유럽 비즈니스 산책> 111쪽


고아에, 대학 중퇴에, 용접공이 총리가 되는 일이 정작 스웨덴에서는 별 뉴스거리가 아니다. 과거 그의 배경이나 약력이 그가 의지가 강하고 똑똑하다는 증거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 역시 자신이 어려운 환경을 딪고 총리자리에 올랐다는 점을 강조해 홍보하지도 않았다.


스톡홀름 대학의 한 교수님이 내게 물었다. 왜 만나는 한국 사람마다 어느 대학 나왔는지 묻느냐고. 내가 웁살라를 나왔든 스톡홀름 대학을 나왔든 무슨 차이냐고. 배움에는 여러 경로가 있는데 어떻게 출신 대학으로 현재를 판단하느냐고.


좋은 사회라면 ‘넌 고등학교 때 공부 못했으니 그것으로 평생이 정해진다’가 아닌, 인생의 어느 시점이라도 도전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인간의 가능성은 똑같은 시점에 발현되는게 아닌데.


스테판 뢰뷔옌 총리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그런 말을 들었다면 어땠을까? 대한민국의 수많은 가능성을 우리가 무심코 밟아버리진 않았을까?


"지난밤 스웨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유튜브로도 보실 수 있어요! ;-)

잘 몰랐던 스웨덴 총리 스테판 뢰벤의 이야기



표지 사진 (c)Frankie Fougant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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