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세계행복보고서+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한 각 나라의 노력
지난밤 스웨덴에 무슨 일이 있었나, 13주 차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3월 20일이 행복의 날이라고 하는데, 혹시 알고 계셨나요? 행복의 반대말이 코로나가 아닌가 싶은 요즘, 오늘은 행복과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매년 3월 20일이면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에서 세계 행복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올해에는 어떤 나라가 순위에 올랐을까요? 한국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몇 년 사이 한국에서 느끼는 행복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북유럽은 어떤지 그리고 코로나19 시기에 행복해지는 법에 말씀드리겠습니다.
행복보고서 전문 다운로드는 요기↓
행복보고서에서 하는 대로 1에서 10까지 여러분의 행복을 점수로 표현한다면 몇 점 행복하세요? 잠시 생각해보시고...여러분이 어느 나라에 해당하는지 한 번 보세요.
.
.
설마 1점을 주신 분 계신가요?
조사 대상인 153개국 중에 1점대의 나라는 없답니다. 여러분 중에도 없기를 바랍니다.
2점 대에는 아프가니스탄이 있네요. 153개국 중 가장 낮은 행복도를 보여주는 나라입니다.
3점 대에는 인도가 있군요 그밖에 말라위 예멘 등 아프리카 나라가 여럿 있습니다
4점 대에는 우크라이나가 있네요 이란 콩고 에티오피아 등 국내외적으로 분쟁에 휩싸이거나 정치적으로 불안한 나라가 많습니다.
5점 대에는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한국이 5.872. 바로 아래 일본이 5.871 두 나라는 서로를 참 불편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닮은 지점이 많은 것 같아요. 러시아가 5.5 베트남이 5.3으로 같은 5점 대에 있어요
6점 대라면 아시아에서 가장 행복한 타이완(6.4) 싱가포르 미국 프랑스 필리핀 브라질 이탈리아 스페인이 6점대에 올라있습니다. 미국은 6.94로 6점 대에서는 가장 높은 편인데 지난 5년 동안 행복도가 계속 하락했습니다.
7점 대를 선택한 분들 계신가요? 그러면 여러분은 웬만한 유럽 국가에 사는 정도로 행복하신 겁니다. 혹시 7.5 이상 행복하신 분이라면 북유럽 수준으로 행복하게 사시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혹시 8점, 9점, 10점을 선택하신 분 계신가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 세상이 아닌 딴 세상 행복을 누리고 계신 겁니다. 부럽습니다�
지속가능해법네트워크가 행복 지수를 산출할 때, 1에서 10까지 점수로 줄 때 얼마나 행복한지 묻고 그 밖에도 숫자로 가늠할 수 있는 6가지 객관적 지표로 행복지수를 재구성해 설명합니다.
첫째 경제력, 1인당 국내총생산(구매력 기준 GDP)으로 평가합니다.
둘째는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는가, 그냥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 기대 수명'(healthy life expectancy)이라고 합니다.
셋째는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줄 사람(친구든 친척이든)이 있는지를 물어보는데요, 사회적 지원(Social support)도 중요한 행복의 요소입니다.
넷째는 선택의 자유, 내 삶을 얼마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가(freedom to make life choices)입니다. 여러분의 일, 여가활동, 교육 등 여러분이 삶에서 원하는 일을 다른 외부요인의 구속 없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지요.
다섯째는, 사회적 관대함입니다. 기부금을 낸 적이 있는지, 타인에게 얼마나 관대한지를 보고요 돕는지 등으로 보는 관대함(Generosity),
여섯째는 정부와 여러 기관의 부정부패 수준(perceptions of corruption)으로 행복지수를 구성합니다.
대한민국은 2020년 행복지수 5.872점으로 61위를 차지했는데
2019년 5.895점. 54위,
2018년 57위,
2017년 56위,
2016년 58위,
2015년 47위로 5년 사이 처음 60위권으로 내려왔습니다.
과거 2008~2012년의 행복도와 2017~19년의 행복도를 비교하면 0.145 점 정도 하락했습니다. GDP라든지 건강수명 등 객관적인 지표는 큰 변화가 없는데 주관적으로 느끼는 삶의 만족도가 하락했습니다.
위의 그라프를 보면 한국은 GDP를 보여주는 왼쪽의 짙은 파란색과 건강수명의 노란색은 상위 7개국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즉 적당한 경제력을 갖고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뜻이지요. 그럼 무엇이 부족할까요?
친구나 가족에게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고,
직장이며 학업이며 내 맘대로 안돼
내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도가 낮고,
국회의원 거짓말쟁이, 유전무죄 검사판사 못믿어
정치와 정부기관에 대해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지요.
반면 기부문화는 꾸준히 개선되어서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높은 편입니다.
저는 이 코로나19가 휩쓸고 지나간 후 내년 2021년 행복지수가 어떻게 변할지 정말 궁금한데요, 코로나를 이기기 위한 노력이 세계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호주의 몇몇 대형 슈퍼에서는 평소보다 일찍 개장해 7-8시까지는 노인과 장애인만 먼저 생필품을 쇼핑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한동안 못 샀던 휴지를 처음 샀다는 분도 있다고 해요.
싱가포르는 대통령과 정부 관료가 고통 분담 차원에서 한 달 월급을 받지 않기로 결의했습니다. 한국도 대통령과 차관 이상 정부 각료가 4개월간 30%씩 월급을 삭감하기로 했지요.
프랑스의 명품 그룹사인 LVMH는 향수 생산공장에서 손 소독제 제조해 무료로 배포한다고 하네요.
스웨덴 정부는 발표를 통해 면역력이 약한 70세 이상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되도록 집에 머무르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무증상이라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노약자 가정 방문도 자제하라고 하고 있지요.
자유롭게 다닐 수 없는 노약자를 위해 생필품이나 비상약을 대신 구매해주는 자원봉사그룹이
스웨덴에 생겼습니다.
https://www.facebook.com/groups/689025571839843/
https://www.facebook.com/groups/220602435754057/
https://www.facebook.com/groups/138261044253746/?ref=share
온라인으로 주문해도 되지만 마트에서도 사재기가 시작된 요즘 같은 때는 품절이 되거나 배송이 느리기 때문에 그조차도 어렵습니다. 지역별로 생긴 도와주세요 페이스북 그룹에 필요한 생필품 목록을 올리거나, 강아지를 산책시켜달라는 요청을 올리면 근처에 있는 가능한 누군가가 댓글을 올려 대신 쇼핑을 해서 문 앞에 가져다주고 영수증을 메시지로 보내면 문 앞에 봉투로 현금을 놓아주거나 스위쉬로 휴대전화 이체를 해준다고 해요.
올해도 행복한 나라 1위에 오른 핀란드에 대해 여러 나라에서 분석과 인터뷰를 내놨는데 정치인과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와 공동체 의식을 행복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습니다.
제 주변만 해도 코로나19가 물러가면 매일 세끼 외식을 하겠다고 자영업자들 각오하라며 돈을 모으는 이가 있지를 않나, 질병관리본부에 자양강장제를 보냈다는 분도 있고, 본사에서 마스크를 지원 못 받는다는 배송기사를 위해 문고리에 포장도 뜯지 않은 마스크를 걸어두는 분도 있습니다. 동네 무료 급식소가 폐쇄되자 도시락을 전달하고, 가출 청소년들이 머무는 동네 그룹홈에 익명으로 간편식을 배송하는 분도 있습니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자신이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지요.
아까 행복보고서에서 측정하는 항목 중에 관대함이 있다고 말씀드렸지요?
여러분도 한 번 시도해보세요. 행복해지나 안 행복해 지나 해보시고 결과를 알려주세요! :-)
--------------------------------------------
짜잔, 이동할 때 보세요. 10분 금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