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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rmal B Apr 09. 2022

고객은 상품페이지를 안 본다

CX(Customer Experience) Specialist를 향해서

CS/CX를 하면서 느낀 것을 고객은 상품페이지를 안 본다는 것이다. 물론 제품/서비스를 구매할 때 실패를 줄이기 위해 상품페이지, 유의사항, 약관 등을 꼼꼼하게 읽는 현명한 고객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 또한 상품페이지를 잘 안 볼 때가 있다. 얼마 전에 운동할 때 입을 기모 트레이닝복 셋업을 샀다. 문제는 나는 기모로 된 트레이닝복을 살 생각이 없었다. 그저 내가 상품페이지에 떡하니 적혀있는 [기모]라는 글자를 안 보고 구매해서 기모 트레이닝복을 가지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이거 기모였어?', '이제 봄인데 웬 기모?' 이런 말을 하며 나 자신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탓했다.


그럼 어떻게

정보를 전달하지?


작년에 회사에서 신제품을 출시했는데 그 제품의 특이점은 특정 부분에 보호필름이 붙어서 나간다는 거였다. 핸드폰이나 노트북처럼 말이다. 물론 상품페이지에도 해당 내용은 적혀있었다. 그런데 출시 후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컴플레인을 하기 시작했다. 제품에 이상한 게 묻어서 왔다는 거다. 어떤 게 묻어서 왔는지 확인해보니 보호필름이었다. 단순한 투명이나 파란색 보호필름이 아니라 글자나 이미지 같은 게 같이 있어서 미처 보호필름인지 인지를 못한 고객들이 불량인 줄 알고 문의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상품페이지에 정보를  써놓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중요한 것은 정보를  보이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보이게 했을까? 해당 상품에만 같이 동봉되는 쿠폰에 보호필름 이미지와 설명을 넣자고 제안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이상 관련 문의를 하는 고객이 없었다. 컴플레인이 제로(zero)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잘 보이게 하는 것


회사 입장에서는 가능한 많은 정보를 상품페이지에 넣고 싶어 한다. 하지만 무조건 상품페이지에 정보를 다 때려 넣는 것이 좋을까? 정보를 그냥 때려 넣기만 한다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페이지에 기재하기만 하면 다냐?'라고 말하는 고객의 컴플레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에게 잘 보이게 상품페이지를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 필요한 내용일 경우 가능하면 강제적으로라도 보게끔 해야 한다. 마우스 포인터를 특정 위치에 올려놓았을 때 관련 정보가 노출되는 식으로 말이다.

예를 들어, 애플 공식 사이트는 상품을 구매할 때 옵션을 순서대로 선택해야지만 장바구니에 상품 담기가 가능하다. 그러니 고객은 반드시 옵션을 확인해야만 하고, 비활성화되어있던 것이 활성화가 되니 눈에 더 잘 들어오게 된다. 옵션에 따라 고객이 문의할 법한 내용도 눈에 띄되 애플답게 깔끔히 구성해 놓았다.


iPad Air 사고 싶다


CX(Customer Experience)와

UX(User Experience)


그래서 나는 CX와 UX는 떼려야 뗄 수 없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줘야만 하는 사이라고 생각한다. CX가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pain point)을 파악한다면 UX는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으로 개선해준다. CX가 고객의 구매패턴을 파악해 업셀링(Up-seling), 크로스셀링(Cross-seling) 전략을 짠다면 UX는 그것을 시각화해준다. 애플의 "꼭 필요한 것부터 알아두면 좋은 것까지", "몇 가지 제안" 등이 그 예다. 이미지와 맞게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잘 구축된 UX라고 생각된다.

CX는 UX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서와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직군의 업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쉽진 않지만 다양한 직군의 능력 있는 사람들과 일할 수 있다는 건 여러모로 나한테 도움이 되고 즐거운 일임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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