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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rmal B Apr 04. 2024

삼각김밥 만들기

Date. 24.04.03 Wed

도시락족이 되기로 결심하고 도시락을 싼 지 4일째. 나는 매일 도시락 메뉴를 고민한다. 아직까지는 이런 고민의 과정도 재미있다. 어제 점심에도 도시락을 먹으면서 오늘 도시락 메뉴를 고민하다가 도시락의 클리셰이자 클래식이며 스테디 메뉴인 주먹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퇴근 후 다이소에 가서 삼각김밥 틀을 샀다. 요리는 장비빨이다. 집에 오자마자 밥을 지은 후 삼각김밥 틀을 사용해 봤는데 아뿔싸 밥이 너무 질게 된 거다.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서 도시락을 완성하고 보니 모양은 생각한 만큼 잘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이런 게 도시락 싸기의 묘미 아닐까? 도시락 메뉴를 정하고 완성된 도시락을 마음속으로 그려 본 뒤에 상상했던 그대로 만들었을 때에 즐거운 느낌. 또 무엇을 먹고 싶은지 고민해서 메뉴를 선정하고, 재료를 준비하고, 만드는 이 일련의 과정은 정성이 들어가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개봉할 때 나의 마음은 선물을 풀 때처럼 두근두근하다.


다이소 삼각김밥 틀


오늘도 근처 공원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1층까지 내려왔는데 아쉽게도 비가 오길래 휴게실에서 점심을 먹어야 했다. 왔다 갔다 하는 중에 같은 팀원을 만났는데 "왜 밖에서 도시락을 드세요?"라는 질문을 했다. 나는 그런 질문을 들을 줄 몰라서 약간 당황했다. 그 짧은 순간에도 '햇살을 느끼고 싶어서?', '다른 사람들은 밖에서 안 먹고 싶은가?', '점심시간만이라도 회사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나?' 등의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남들도 내 생각과 같을 거라고 여기지만 역시 생각은 다양할 수 있다.


24년 04월 03일의 도시락 / 삼각김밥, 치킨너겟, 샐러드


이제 곳곳에서 벚꽃이 많이 피었다. 언제 오나 했던 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생명력으로 넘실대는 봄은 1년 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 '스프링 피크(Spring Peak)'라고 불리는 이 경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오늘부터 「마음을 돌보는 뇌과학」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모두 화창한 봄날에 느끼는 우울과 불안을 잘 헤쳐나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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