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24.04.17 Wed
나는 월요일, 수요일에는 퇴근 후 수영을 간다. 그래서 점심에 밥을 든든히 먹어둬야 한다. 오늘은 고추장삼겹살과 두부부침으로 점심을 든든하게 먹었다(반찬 아래로 밥을 잔뜩 깔았다). 나는 수영을 좋아하는데 수영할 때는 마음에 평화로운 고요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나는 코로나로 인해 수영을 거의 3년 간 쉬었다가 최근에서야 다시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호흡 박자를 맞추지 못해 자유형으로 50m 가는 것도 힘들었다. 이때에는 수영이 평화스럽지 않았다. 호흡이 부정확하면 호흡이 가빠지게 되고 호흡이 가빠지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영을 할 수 없다. 모든 스포츠는 리듬이 중요하다. 수영도 마찬가지다.
자유형을 할 때는 팔동작과 다리동작의 타이밍을 잘 맞춰야 효율적인 수영이 가능하다(모든 영법이 그렇다). 수영에 무슨 효율을 따지냐고 할 수도 있지만 비효율적인 움직임은 불안정한 호흡과 신체 에너지의 비효율적 사용으로 이어져 빠른 체력 소진 및 속도감 저하를 가져온다. 반면에 정확한 박자로 몸을 움직이면 힘을 덜 들이면서 안정적인 호흡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팔과 다리가 적절한 타이밍에 움직이니 속도감도 향상된다. 자유형을 할 때 팔동작과 다리동작의 타이밍을 맞추는 걸 '비트킥(Beat Kick)'이라고 한다. 비트킥에는 2비트, 4비트, 6비트가 있다. 기준은 양쪽 스트로크(2 strokes)다. 그래서 6비트킥은 한 번의 스트로크에 킥을 3번 차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6비트킥은 발을 많이 움직이므로 단거리에 적합하고, 2비트킥은 장거리에 주로 쓰이는 방법이다.
나는 이런 박자감을 완전히 잊고 있다가 얼마 전 수영 레슨에서 6비트킥을 다시 배우면서 그동안 내가 맞지 않는 박자로 수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라고 앞사람만 정신없이 쫓아가려다가 나가떨어지기 일쑤였다. 비단 수영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리듬과 박자가 필요하다. 한국 사람들이 불행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평균에 대한 집착'이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평균 연봉', '평균 자산', '평균 키', '평균 몸무게' …. 거의 모든 것의 평균치를 계산하고 거기에 못 미치면 낙오자, 실패자, 패배자로 낙인찍는 사회에서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 그저 조류 속에서도 나만의 리듬을 찾아 수영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