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끝나는 이야기
분명 나를 괴롭히고 햇빛이 두려워지게 한 괴물들이 따로 있었다. 하지만 그 괴물들을 미워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고, 그들도 사람임을 이해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렇게 괴물들을 이해하기 위해 내 자신이 이상하고 예민하고 지긋지긋하고 나약하고 볼품없으며 그런 일들을 당해도 싸다 자책을 했었다. 그리고 그 많던 괴물들은 모두들 저마다의 가족과 연인 곁으로 뿔뿔이 흩어지더니, 명절날 시끌벅적한 주택가들로 사라졌다.
그리고 아무도 걷지 않는 골목길에 괴물 하나가 남아있다.
그런가,
괴물은 나였구나.
내 입과 마음은 크고 작은 바늘로 꿰메져
내 안 쪽으로 의미없는 변명을 한다.
'저도 인간이었어요,
저도 숨이 붙어있는 사람이에요.'
나는 괴물의 소리만 흘릴 뿐이니
사람들곁에서 나를 숨길 수 밖에.
이 괴물이 죽으면 끝나는 이야기.
Photo by Alexander Popov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