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4-5
두 번째 회사에서 나는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진행하고 있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라는 것이.. 회사를 잘 다니고 있는 중이라면 아주 좋은 제도이지만, 나처럼 회사 생활에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족쇄가 될 수도 있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퇴사를 마음먹기 전까지 가장 나의 발목을 잡은 것이 내일채움공제였는데, 그게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해도 1년 넘게 더 이상 그 회사를 나가면서 속병들고, 내 시간을 버리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두 번재 회사 퇴사 방식은,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전혀 현명하지 못했다.
회사가 힘든게 아직 1년도 안 다닌 내 책임인 것 마냥 눈치주고, 나를 불러 못된 말을 해대는 대표가 너무 싫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울컥하는 마음에 도망치듯 퇴근 후, 일방적으로 퇴사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렇게 통보 후, '다시는 그 대표 얼굴 안 봐서 다행이다.. 후련해'라는 생각은 잠시.
내일채움공제 해지 과정에 문제가 생겼다.
내일채움공제 해지 전 마지막 달 제출할 서류가 있었는데, 대표는 일방적으로 퇴사를 통보하고 나간 내가 괘씸하다며 해당 서류를 제출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서류가 마무리되어야만 정상적으로 중도해지가 되고, 나도 퇴사 전 마지막달까지 납입을 인정받아 중도해지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내일채움공제 담당 직원분이 설득했지만, 대표는 절대 해줄 수 없다며 버럭 화를 냈다.
여차저차... 다행히 내일채움공제 직원분의 도움으로 서류 제출 마감일 직전에 해결이 되었다. 그 일을 마지막으로, 두 번째 회사 대표에게는 정말 학을 뗄 정도로 질려버렸다.
그리고 회사를 나올 때 나오더라도, 내가 챙겨야할 부분을 다 챙기기 전에 감정적으로 움직이면 퇴사하고도 내가 다시 을이 되고 곤란해질 수 밖에 없다는 걸 제대로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회색빛 사회인이 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