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심은 데 콩 나던가?

by 루파고

누가 임대주택을 분양주택 수준으로 짓겠다고 하더라.

실무를 모르는 자가 아니라면 이런 발상 자체가 불가능하다.

임대주택 건축비로 분양주택 수준의 건축이 가능하다면 왜 지금껏 그렇게 지었을까?

가능한 것을 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다.

큰 윤곽만 갖고 본다면 그 큰 비용들이 어디로 흘러들어 갔거나 과도한 비용처리 혹은 밀어주기 식으로 흥청망청 써버렸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설마 그렇기야 할까 싶다.

평당 400만 원에 짓는 건축과 평당 550만 원에 짓는 건축이 어떻게 같을 수가 있을까?

시행사, 건설사의 폭리라고 호도하지만 실상은 절대 그렇지 않다.

업무의 실무를 모르는 국민들에게 건설 관계사만 악인으로 내몰아가는 꼴을 보면 우습지도 않다.

콩 심은 데 콩 난다.

400만 원짜리 건축에서 어떻게 550만 원짜리 주택이 나올까?

시행사나 건설사 모두 수익사업을 꾀하는 영리 목적의 사업자다.

망하는 건 그들 몫인데 그걸 보전할 역량도 없는 정부가 어찌 콩 심어라 팥 심어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임대주택이 그렇게 긍정적인 거라면 반포를 모두 뒤집어 까서 13평짜리 임대주택으로 만들어 보면 좋겠다.

그럼 국민들이 인정하지 않겠나?

물론 거기 살던 사람들 모두 그 집에 사는 조건으로 말이다.


절대 아닐 거다, 라는 판단 하에 생각을 다른 방향을 둘러보면 어떤 게 보일까?

지금까지 공급된 임대주택 중 어떤 곳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은 없다.

현 정부는 중산층도 임대주택에 들어가 살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하더라.

누가 간다 했나?

가족과의 추억을 남길 집 한 채 소유하고 예쁘게 집도 꾸미고 노후까지 염두에 두며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국민들을 모두 임대주택에 처넣고 싶은 이유가 뭘까?

고액자산가가 아니라면 집을 가질 필요 없다는 논리인가?

지금 국민들은 그들부터 임대주택에 가서 살아보길 바란다.

더도 덜도 말고 딱 10년만 살아보라고 말이다.

아이 둘 데리고 중산층이 되어도 13평 남짓 되는 공간에서 아주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

내 집 아니라는 생각에 험하게 쓰고, 청결엔 관심도 없는 사람들의 고성방가, 엘리베이터 방뇨, 쓰레기가 아무 데나 너저분하고, 벽은 갈라져도 보수조차 않는 데다 치안이라곤 대책도 없는 곳에서 말이다.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어도 학군이 자유롭지 않아 어렵고 어쩌다 운이 좋아 맘에 드는 학교에 보냈더니 임대주택 사는 아이들과 벽을 쌓는 친구들이 두렵다더라.

대체 현실을 알긴 알까?

내 것일 때 아끼는 게 인지상정이다.

아무리 의식구조를 개편한다 해도 임대주택은 내 것 아닌 네 것이라는 생각을 고칠 수 없다.


13평에 살아는 봤나?

전라도 표현으로 얼척없다.

아이 둘을 어떻게 키우나?

아이 하나에 딸린 짐 쌓을 공간도 안 나온다.


정말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와서 아침부터 몇 줄 찍찍 두드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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