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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May 02. 2021

30년 맛집, 30탄-영동시장 고흥집 편육

강남에 이런 집이 있도 있다

재래시장은 전국적으로 규모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강남 한복판에도 오랜 전통을 가진 재래시장이 있다. 바로 논현동 논현역 인근에 있는 영동시장이다. 재래시장이지만 구획정리가 되어 걷기에도 좋다.



퇴근 후 정돈된 재래시장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다. 인도에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문구가 기억난다. 재래시장에 맛 들리면 자주 안 가고는 못 배긴다.



영동시장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걷다 보면 바로 이 집, 고흥집이 눈에 들어올 거다.



입구에 보면 좀 징그러운 비주얼의 풍경을 마주치게 되는데, 참 시골스럽긴 하다. 웃는 돼지머리를 보니 예전에 돼지머리 앞에 두고 고사를 지내던 기억도 있다. 요즘엔 그런 문화가 거의 사라지고 없는 것 같다. 돼지 콧구멍에 지폐 끼워 넣으며 뭐든 잘 되라며...



입구에 전시(?) 진열(?)된 돼지머리와 내장 등 부속 고기들을 보면 이곳이 과연 강남 한복판의 재래시장이 맞을까 싶긴 하다. 하지만 고흥집은 30년은 애당초 훌쩍 뛰어넘은 진짜 오래된 맛집이다. 오죽하면 맛집 칼럼을 하는 사촌이 <고흥집>을 어떻게 아냐고 물어왔을 정도니까 말이다. 그만큼 오랜 세월 서울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식당 안에 있는 메뉴판은 최근에 새로 제작한 것인데 분위기는 제법 어울리는 것 같다. 가격은 강남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요즘 어디서 이런 착한 가격에 이런 맛을 볼 수 있을 것인가? 돼지야 뭐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고흥집을 오랜 세월 찾아가는 손님들은 다 이유가 있는 게 아니겠는가?


고흥집의 몇 가지 안 되는 메뉴들 중 특히 머릿고기 편육은 인기가 많은 음식이다. 편육의 원 재료를 생각하면 해괴한 음식인 건 사실이지만 쫄깃쫄깃, 야들야들한 식감은 돼지고기의 다른 부위들과는 다른 독특함이 있다. 예전엔 편의점에서도 편육을 팔곤 했었는데 요즘에도 상품이 있는지 모르겠다. 어쨌건 편육은 잊기 어려운 옛 시골 감성을 자극하는 음식인 것 같다.



이건 머릿고기 수육이다. 편육과는 다른 비주얼과 다른 식감이다. 역시 소주를 곁들이지 않고는 넘어갈 수 없는 안주감 아닐까?



순대국밥 같이 한국 사람의 사랑을 많이 받는 음식이 어디 또 있을까? 순대국은 언제 어느 때 삼시 세끼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그나저나... 언제 또 가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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