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의 비주얼이 맞는 걸까 싶지만
이번에도 역시 선배님과의 동행으로 이곳 남산돈가스101번지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중국대사관 뒤편에 있는 이 길을 몇 번을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보는 골목길 같은 느낌을 받고 말았다.
자덕인 내게도 남산은 나름의 이슈가 있는 곳인데......
TV를 안 보는 내게 무한도전이나 런닝맨 같은 프로그램에 노출되었다는 건 별 의미가 없다. 출연진조차 모르고 어떤 성격의 프로그램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내가 언제부터 TV를 안 보게 되었을까? 언젠가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시간을 때울 목적으로 TV를 켜는 일 따윈 내 인생에서 사라지고 없었으니 남산돈까스101번지 같은 식당이 이제야 내게 나타난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닐 수 있다.
인테리어를 보니 어지간히 오래된 식당이 아니란 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선배님의 맛집은 정말 빗맞아도 30년 이상은 된 곳들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처음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사진을 촬영하지 않아 안타까움이 있지만 볕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촬영한 돈가스 사진 한 장이 이 맛의 모든 걸 전달해줄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 서울의 돈가스 맛집이라 하면 동네마다 한두 군데씩은 다 있지만 콘푸레이크를 토핑 한 건 여기가 처음이었다. 대개 왕돈가스 등 양으로 승부를 걸거나 하는데 여긴 이게 독특했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돈가스만이 가진 별미를 가장 돈가스스럽게 튀겨낸 이 곳이 오랜 맛집으로 손꼽히는 이유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보니 주변에 돈가스 전문점이 즐비했다. 다음에 또 이 근처를 지날 일이 있으면 다른 식당에도 들러 보리라 생각했다. 서울만이 아닌 전국구 30년 이상 된 맛집을 찾아다니는 요즘, 그 많고 많은 식당들은 언제 다 찾아가 보나 싶다. 세월은 흐르고 나이는 먹고 식당 연차도 30년이란 기점에 차오르고 있는 식당들 역시 내 리스트 안에 있으니 말이다.